[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난 식기세척기다. 주인 마님이 3년 전 결혼할 때 같이 신혼집에 들어왔으니 2년전 태어난 아기보다 이 집에 더 익숙하다.


그런데 내 몸에 물이 적셔진 적은 별로 없다. 맞벌이하는 주인부부가 결혼할 때는 주방일을 덜자며 일심동체로 나를 선택했지만 결혼 후에는 전기료 많이 나올 것 같다며 쓸 기미가 없다.

그래, 나 전기 좀 먹는다. 그러나 친인척들로 붐벼 설거지 거리가 싱크대에 잔뜩 쌓여있는 명절에 굳이 손으로 그릇을 닦으며 허리를 두드리는 주인을 보면 마음이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다.

사실 주인 마님도 명절 때만은 식기세척기를 사용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막상 시어머니와 나이드신 친척들의 눈치가 보인다.


“아기야, 좀 힘들어도 손으로 씻어야 잘 닦인다. 기계가 닦으면 전기료만 많이 나오고 잘 안 닦인다더라.”

시어머니의 이 말 한마디에 나는 천덕꾸러기로 매번 전락한다.


그러나 요즘과 같이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 굳이 나를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선 나를 이용할 때 장점, 그러니까 내 자랑 좀 해보자.


아픈 허리 두드리며 개수대에 오래 서 있지 않아도 되는 것과 주부습진 걸릴 일 없다는 것은 ‘당근’(당연하다)이다.


특히 습도가 높은 장마철, 건조대에서 세균번식하는 것도 막을 수 있고 기름기도 싹 가시는 세척력은 내 주특기다.


내가 그릇을 잘 못 닦는 다는 것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다.


환경에도 좋다. 세제 사용량이 손설거지할 때보다 훨씬 적다. 세척기에는 요구르트 떠먹는 작은 스푼 정도의 세제만 넣어도 되니 친환경 기계인 셈이다.


그래! 요즘 내가 많이 업그레이드돼서 전기사용량을 많이 다이어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설명서 소비전력은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전기요금 누진제를 반영하면 전기요금이 예상보다 많이 나올 수 있다.


또 내 동료 중에는 냉수가 입수되는 것과 온수가 입수되는 것 두가지가 있는데 냉수가 들어가는 친구가 작동시간이 길고 전력소모가 더 많다.


그래도 나를 부엌의 장식품으로 모셔두려고 산 것은 아닐 터, 또 수십만원짜리 수납장으로 쓰기에는 너무 내가 아깝지 않은가?


이번 추석에는 과감히 나를 써라.


매일 쓰는 것도 아니고 명절 때 싱크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설거지를 하면서 몸고생, 맘고생하느니 전기료 조금 더 내는 것이 현명하다. 나중에 허리에 침 맞으러 다닐 비용이면 전기료 뽑고도 남는다.


다만, 나를 세심해 관리해줬으면 한다.


사실 사용한 접시들을 한번도 헹구지 않고 바로 식기세척기에 넣는 주인들이 많은데 이렇게 되면 수많은 음식 찌꺼기들이 기계 필터에 쌓이게 되고 이 찌꺼기들은 급속도로 썩는다. 당연히 냄새가 상쾌할 리 없다.
세척이 끝나면 유리잔, 접시, 수저들을 기계에서 곧바로 꺼내어 정리하지 않으면 기계 안에서 번식한 세균이 식기로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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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작은 솔을 이용해 식기세척기 안에 있는 필터를 닦는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매번 사용 후 닦는 것이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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