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국경제가 올 상반기 기대치를 넘어서는 성적표를 받았다. 점수만으로 따지면 10년만에 최고 성적이다. 금융위기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한 데다 좋은 성적까지 올렸으니 박수받을 만하다. 그렇지만 그 뒤편에는 그늘이 적지 않다. 상반기 경제 실적을 제대로 짚어본 후 앞으로의 방향을 잘 잡아야 하는 이유다.


수출과 투자, 제조업의 활기가 상반기 한국경제를 고성장으로 이끌었다. 한국은행은 2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 1ㆍ4분기 대비로는 1.5% 각각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전체 성장률은 7.6%에 이르렀다.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경제가 회복세를 지나 확장국면에 들어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국은행의 진단이다.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상반기의 고성장세는 경기 회복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난해의 실적이 너무 낮아서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튀어 오른 측면이 있다. 작년 1분기 성장률은 -4.3%, 2분기는 -2.2%로 뒷걸음질쳤었다.


이 때문에 하반기에는 성장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잠재성장률을 넘어선 상반기의 실적이 뒤늦게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한다면 경제는 새로운 암초에 부딪칠 수도 있다. 기준금리의 적절한 조정 등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 하겠다.

성적표는 화려하나 고성장의 뒤편에 드리운 그늘은 짙다. 대기업의 주도로 성장이 이뤄지면서 빚어진 양극화 현상이 그 것이다. 예컨대 성장 기여도에서 절대적인 수출은 상반기 35% 급증했는데, 이를 이끈 품목이 바로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기업의 주력 제품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사이의 현격한 간극은 여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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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했듯 성장의 과실로 대기업의 금고에는 현금이 쌓이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돈에 쪼들리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기업의 실적 잔치에 놀라고 한편으로는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잠복한 불확실성에 철저히 대처하면서 성장세를 고루 확산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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