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가 신용평가사의 등급 공개 거부로 인한 채권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6개월간 등급 표기 없이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평사의 등급 공개 거부로 1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담보부증권(ABS) 시장이 마비됐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SEC가 기업, 신평사, 시장 참가자 모두에게 일종의 과도기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2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공식 발효된 금융개혁법안에 따라 신평사는 변호사나 회계사와 같은 ‘전문가’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신평사는 그들이 제공하는 등급 평가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무디스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 등 신평사들은 이 법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들은 이 법안으로 너무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며 당분간 신규 회사채는 물론 공식문서에 자신들이 제공한 등급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
문제는 ABS를 비롯한 채권의 상당수가 법에 따라 반드시 등급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계획했던 회사채 발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포드 자동차의 금융부문 역시 이번 주 실시하려던 회사채 발행을 연기했다.
이와 같은 사정으로 시장에서는 SEC의 이번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RBS의 폴 자블란스키 ABS 스트래티지스트는 “회사채 시장의 압박이 일단 완화됐다”면서 “이번 조치로 신규 회사채가 계속해서 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평사들도 일단 환영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법안 수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피치는 대변인을 통해 “SEC의 이번 결정은 시장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법안의 다양한 면을 살펴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신평사들은 이번 법안 중 ‘전문가 법적 책임’ 조항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S&P의 더반 샤르마 사장은 지난 20일 메리 샤피로 SEC 위원장을 만나 이와 관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샤르마 사장은 최근 금융개혁법안으로 인해 신평사들의 업무가 변화할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클리포드챈스의 루이스 코헨 변호사는 “이번 SEC의 결정은 ABS 시장에 있어 단비와 같다”면서 “시장 참자가들은 일시적 과도기 후 다음 조치가 무엇일지, 이로 인해 어떤 결과가 야기될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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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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