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금융안정위원회(FSB),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기구에서는 금융규제 개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 중심에는 글로벌 금융안정을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macroprudential policy)이 자리하고 있다.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중시하는 미시건전성 규제만으로 금융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인식된 것이다.
거시건전성 정책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금융 및 실물 부문을 허약하게 만들 수 있는 금융불균형(financial imbalances)의 생성과 축적을 예방하거나 차단하는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시스템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와의 연계성(macrofinancial linkage)까지 종합적으로 점검돼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거시건전성 정책은 금융시장 상황과 거시경제 여건을 고려하는 통화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요 학자들은 양 정책이 상호보완적일 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이코노미스트인 얼렌드 니어(Erlend Nier)는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지거나 거시건전성 정책이 경기대응적(counter-cyclicality)으로 수행되지 않을 경우 통화정책의 효과는 제약될 수 있으므로 양 정책 간의 조합(policy mix)이 긴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금융안정 분야의 저명한 교수인 슈테판 게를라흐(Stefan Gerlach)도 양 정책이 경제에 비슷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조화롭게 운용돼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처럼 거시건전성 정책은 금융·경제상황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강조되는 추세이다. 특히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은 통화정책의 주요 파급 경로이고 중앙은행이 위기 시에 최종대출자 기능을 수행하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건전성 점검은 중앙은행의 주요 책무라 하겠다. 최근 거시건전성 정책과 미시건전성 규제 업무를 영란은행이 담당하도록 계획을 발표한 영국이 이를 구체화한 대표적 사례다.
거시건전성 정책의 목표는 대체로 개별 기관보다는 시스템 전체의 리스크를 식별하고 축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개별 금융기관별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이 다른 기관과 연결돼 가는 과정에서 워험요인으로 변질되고 누적되면서 시스템리스크로 발전된 것이 금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핵심이슈로 부각된 금융기관 간 및 금융기관·금융시장 간 상호연계성, 금융시스템의 공통된 위험요인 등 구조적 측면에서 면밀한 분석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실물경제의 급격한 확장과 수축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의 경기순응성(pro-cyclicality)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데 의견 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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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감독 강화, 경기대응적 완충자본제도, 레버리지비율 및 유동성비율 규제 등은 시스템리스크를 완화하는 정책이다.
우리나라는 두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했다. 이를 계기로 금융안정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실효성 있는 거시건전성 정책 체계 구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앞서 기술한 국제적 흐름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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