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코트라 4대지역본부장이 전하는 글로벌 경기


美 "출구전략 아직" 中 "하반기 성장률 둔화"
남유럽 재정위기 고전... 중동 플랜트 호조


"회복세는 맞다. 하지만 확신하기는 곤란하다"

글로벌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가 발생한지 1년여가 흘렀던 지난해 여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경기침체는 끝났다(The Recession is Over)'는 제목의 표지기사를 내놓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또다시 1년이 흐른 지금, 세계 경제의 회복 탄력은 이전보다는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이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미국도 부진한 주택경기와 높은 실업률 속에 더딘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코트라의 4대지역본부장(북미, 유럽, 중국, 중동·아프리카)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주요 지역의 경기 상황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지역본부장들은 공통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하반기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는 만큼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국 "최악은 지났다. 선거 변수"


홍순용 코트라 북미지역본부장은 "미국의 모든 경제주체들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을 인정하지만, 문제는 경기회복 속도"라며 "정부에서 기대하는 것보다는 회복속도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본부장은 "상반기 미국 경제의 최대 변수는 ▲높은 실업률 ▲유로존 재정위기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 등 3가지였다"며 "지금은 미국기업들의 신규고용이 점차 늘고, 원유유출이 봉쇄되는 등 악재들이 하나 둘 해소되고 있기 때문에 '더블딥'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구전략과 관련해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아직 경기회복이 완전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며 "신규 고용창출이 가시화되면서 실업률이 안정되고, 케이스쉴러지수(미국 20대 대도시 집값을 보여주는 지표)의 완만한 회복 등 지표개선이 나타나야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경제의 하반기 최대 변수로는 11월에 있을 상하원 중간선거를 꼽았다. 435명의 하원의원 전원을 다시 선출하고, 100명의 상의원 중 36명을 교체하는 이번 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이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이른바 '오바마노믹스'의 지속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홍 본부장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의석이 줄어들 경우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이 발목 잡히면서 경기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우리기업들의 대미 수출과 한미FTA 등에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상반기보다 하반기 다소 둔화


중국은 올 상반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1.1%를 기록하며, 정부의 연간 전망치(8%)를 웃도는 성적을 내놓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경제대국 중 유일하게 10%가 넘는 성장률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김종섭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다소 둔화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본부장은 "분기별로 살펴보면 상반기 성장률은 1분기(11.9%)보다 2분기(10.5%)가 조금 낮았다"며 "중국의 경기선행지수인 구매관리자지수(PMI)의 하락세, 대표품목인 자동차판매 증가율 감소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는 상반기보다는 다소 둔화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중국경제 변수로는 유럽 재정위기와 위안화 절상을 꼽았다. 김 본부장은 "유럽연합(EU)은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이기 때문에 재정위기가 지속될 경우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수출 불안정 등으로 위안화 절상이 큰 폭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 확대가 최대 관건


조병휘 유럽지역본부장은 "국가별로는 경제여건에 따라 회복속도에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산업기반이 견고하고 대외교역이 많은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회복세이지만, 'PIGS'(포르투칼, 아일랜드·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로 지칭되는 남유럽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본부장은 "현재로서는 PIGS국가들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하반기에 집중되는 국채만기시점 도래 등을 고려하면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각 국가별 재정감축 정책이 조율되지 못하면서 소비위축과 경기침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다만 "재정위기의 반작용으로 유로화 약세가 전개되면서 EU국가들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제조생산기반을 갖추고 있고, 기업경쟁력이 견고한 독일 등이 중심이 돼 경기회복을 리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플랜트 수주 호조 지속


오응천 중동·아프리카지역본부장은 "중동지역은 두바이 모리토리엄(채무지불유예)이후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위축돼 있지만, 플랜트경기는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두바이를 제외한 아부다비 등 다른 지역의 경기상황은 양호한 편"이라고 전했다.


오 본부장은 "그러나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강화가 장기화될 경우 이란과의 무역관계가 원활하게 전개되지 못하면서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우리기업들 역시 두바이를 통한 이란 재수출 등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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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본부장은 또 "아프리카시장은 월드컵 개최 등의 영향으로 경제상황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최근 남아공과 모잠비크 등에서 진행한 설명회도 성황리에 끝난 만큼 한국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익 기자 s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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