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납북자 가족에 준 '작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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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6ㆍ25 전쟁이 발발한 지 이순(60세)이 된 해이다.


이순(耳順)은 공자가 60세에 이르러 생각이 원숙해져서 "무슨 말을 들어도 귀에 거슬리지 않게 되었다"고 말 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이해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폐허의 잿더미를 딛고 일어나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이제는 다른 나라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형편이 됐다.


반면 북한은 지금도 천안함 사태와 같은 무력도발 행위를 벌이고 있어 참담한 마음 금할 수 없다.

이같은 북한의 비민족적인 행위 때문에 우리사회의 한 곳에서는 남모를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전쟁 이후 북한에 피랍돼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한 어업인의 가족들이 바로 그들이다. 현재 북한에 피랍돼 돌아오지 못한 어업인은 445명, 어선은 37척에 달한다. 이들은 주로 1960~70년대에 동ㆍ서해 접경수역에서 조업 중 북한의 경비정에 의해 납북됐다. 납북 어업인 대부분은 아직까지 생사조차 확인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사랑하는 남편, 부모, 형제, 자식이 조업 중 어선과 함께 북한에 끌려 간 후 40~50년의 긴 세월 동안 생사도 모르고 돌아올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살아온 납북 어업인 가족들을 생각할 때 저미는 가슴을 달랠 수가 없다.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북한에 끌려간 납북자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그 가족들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받아왔다.


정부는 이들 납북자 가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지난 2008년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 체결 이후 납북피해자 등의 구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 납북자 가족에게 위로금을 지원했다. 늦었지만 다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 납북자 가족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던 어선도 납북자와 함께 피랍됨에 따라 어업허가가 취소돼 살아있는 납북자 가족이 어업에 종사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납북자 가족들은 납북으로 취소된 어선의 어업허가를 환원해 줄 것을 그간 줄기차게 정부에 건의해 왔다.


그 동안 정부는 수산관련 법령에서 수산자원보호를 위해 모든 연근해어업에 대한 허가의 한도를 정하고 1992년 이후 새로운 어업허가의 발급을 금지했다. 또한 허가한도를 넘어서는 어선에 대해 정부가 사들여 폐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납북자 가족이 요구하는 새로운 어업허가의 발급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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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 정부는 납북자 가족이 입은 정신ㆍ경제적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사회 통합을 추구한다는 차원에서 납북으로 어업허가가 취소된 경우 그 가족에게 어업허가를 다시 발급하기로 결정했다. 납북자 가운데 납북 당시 어업허가가 있는 자로서 그 허가받은 어선과 함께 납북돼 해당 어업이 폐업된 경우에도 그 납북자 가족에게 종전에 폐업된 것과 같은 어업의 허가를 처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가족의 납북으로 어업허가가 취소 또는 폐업 처리된 어업인은 약 120가구다.


7월중 법제처 심사, 8월중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오는 9월중 공포ㆍ시행될 예정이며 납북자가족에 대한 어업허가는 허가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12월까지 처분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으로 천안함 사태 이후 더욱 가슴을 태우고 있는 납북자 가족들이 우리바다에서 고기잡이를 다시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부의 대책으로 그 동안 입은 정신ㆍ경제 피해가 조금이나마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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