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월스트리트의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돈더미 위에 앉아 돈 쓸 곳을 찾느라 혈안이 돼 있다. 투자 만료 기한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인데 시간에 쫓겨 웃돈을 얹어 주고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는 사모펀드도 속출하고 있다.
24일 뉴욕타임스(NYT)는 사모펀들이 2006~2007년 조성된 5000억달러 상당의 자본금을 투자하기 위해 기업 인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피인수 기업을 찾아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지역에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사모펀드 컨설팅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칼라일 그룹과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 앤 컴퍼니, TPG캐피탈 같은 글로벌 사모펀드들의 잔여 자금만도 1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펀드의 자본금은 대부분 10년 만기로 계약되지만 계약 체결 후 3~5년 안에 모든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관례다. 따라서 사모펀드 붐이 일었던 지난 2006~2007년 조성된 자본금은 올해까지 모두 투자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이 경우 미리 받은 투자 수수료까지 상환해야 하는 것. 사모펀드들은 수수료로 투자금의 2%를 받고 있으며 투자 후 수익의 20%를 추가로 가져가고 있다.
일부 사모펀드들은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한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가격에 상관하지 않고 기업 인수합병에 뛰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피인수 기업의 가치는 실제보다 훨씬 고평가 되고 있다.
올해 사모펀드에 의해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은 실버 레이크와 워버그 핀커스의 IDC(Interactive Data Corporation) 인수다. IDC 인수가는 34억달러였는데 두 사모펀드는 인수 프리미엄으로 무려 34%를 얹어줬다. 인수에 참여한 한 사모펀드는 너무 높은 프리미엄에 인수를 포기했을 정도. 의료정보업체 VRC(Virtual Radiologic Corporation) 인수에서는 프로빈스 에쿼티 파트너스가 41%의 프리미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사모펀드의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모펀드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최근 사모펀드의 수익률은 10% 중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수수료보다 수익률이 낮은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베인앤컴퍼니의 휴 맥아더 사장은 “일반 펀드에 비해 사모펀드의 수익률이 좋은 편”이라면서도 “과거 사모펀드의 수익률은 10% 중후반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들은 과당경쟁으로 인수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고인수가로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강하게 부인했다. 사모펀드의 한 경영진은 “수익률이 낮다고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 “인수에 실패한 경쟁자들은 항상 인수가가 너무 높다고 불평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투자처를 찾아 아시아 및 남미 지역에까지 진출한 사모펀드도 등장했다. TPG는 올해 인도와 브라질의 11개 기업을 인수하면서 92억달러를 투자했다. 이와 관련 일리노이주 투자국의 윌리엄 앳우드 회장은 “사모펀드들이 적당한 투자처를 찾는데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너무 멀리 투자를 확장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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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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