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럽 재정적자 위기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오히려 이 위기가 반가운 기업들도 있다.


유로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상대적 이익을 얻고 있는 수출업체들이 그 주인공. 뿐만 아니라 위기로 인해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용이해진 기업들 역시 표정 관리에 여념이 없다. 특히 상대적 안전국으로 분리되는 독일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유럽연합(EU) 정책자들이 부채 위기와 씨름할 당시 독일 전기전자업체 지멘스는 오히려 올해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65억달러에서 75억~93억달러로 상향했다. 피터 와이 솜센 지멘스 이사는 "유럽 재정적자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는 우리 사업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트럭 생산업체인 만과 자동차 제조업체 BMW, 비지니스 소프트웨어 솔루션 공급업체 SAP 등 대부분 독일 수출업체들이 올해 들어서만 달러화 대비 15% 가량 가치가 떨어진 유로화의 수혜를 입었다. 이에 힘입어 독일 DAX30 지수는 이번 달 들어서만 4.65% 뛰었다.

인력중개업체인 란스타드 역시 위기로 부터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경기 침체가 한창일 당시 회사의 매출은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요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까지는 경기 회복세가 확실하지 않은 만큼 정규직보다는 임시직 중심으로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고 있다. 심지어 위기의 '원흉'인 그리스에서 조차 미미한 수준이지만 수요 회복이 감지되고 있다. 벤 노트붐 란스타드 최고경영자(CEO)는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 사이에 부조화가 존재 한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적자 위기는 헤지펀드들에게도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시장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헤지펀드 업체들은 지난 2007년 말부터 기록했던 대규모 손실을 최근 들어 거의 모두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위기가 특히 발틱해 연안 국가들에게 더 큰 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는 이유는 이들 국가의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스페인 등 재정불량국의 경우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북유럽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평가 받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안정되자 이들 국가의 기업들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제공하는 금리 1%의 대출 프로그램도 큰 호재다. 게다가 금융권이 부채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이러한 초저금리 기조는 내년 중반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브리타 베이덴바흐 DWS 선임 펀드매니저 "금리 인상은 한참 뒤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독일 기업들뿐만이 아니다. 네덜란드 기업인 필립스와 스웨덴 볼보맥트럭 역시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수요 개선과 유로화 약세로 부터 이익을 올리고 있다. 볼보맥트럭의 지난달 운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AD

솜센 이사는 "자동차 산업처럼 금융위기로 인한 피해가 막심했던 분야도 주문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면서 "국경을 넘어 유럽 지역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안혜신 기자 ahnhye84@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