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에서 쇄신운동이 또 다시 '용두사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6.2지방선거 참패 이후 쇄신운동을 주도해 온 초선 모임은 보름 만에 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모습이다. 쇄신론이 강타한 당내에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도전자들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정풍수준"의 강력한 당정청 쇄신을 요구했던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은 분열 양상을 보인다. 지방선거 완패 원인과 쇄신의 방법에 대해 '백가쟁명'식 의견을 쏟아냈지만, 쇄신의 대상과 범위 등을 놓고 '쇄신파'와 '화합파'로 나뉘었다.
쇄신파는 선거 참패의 원인을 일방적인 국정운영으로 꼽으며 당·정·청 책임론을 주장한 반면, 화합파는 무리한 물갈이 공천을 주도한 초선들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당내 쇄신논의는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초선들은 당내 비상대책기구에 초선의원 3명을 포함시킨 것만 해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우선 청와대를 겨냥한 인적쇄신 요구가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 직후 급격히 잦아들었다. 쇄신파조차도 "국정운영 기조에 큰 변화가 있어야한다는 초선의원들의 고민이 상당 부분 반영된 매우 의미 있는 연설"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리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당내 인적쇄신도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7월 전당대회와 맞물려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등 '장타자'들의 불출마 선언 이후 '단타자'들의 출마가 러시를 이루고 있지만, 상당수가 지방선거를 직접 지휘하거나 선거를 앞두고 구설수에 휘말린 '쇄신 대상'이라는 비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친이(친이명박) 직계인 정두언 의원이 가장 먼저 당권 도전장을 내민데 이어 17일에는 '전교조 저격수' 조전혁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또 오는 20일에는 원조 소장파 남경필 의원이 가세한다. 지방선거 전부터 출마 채비를 마친 친이계 중진 안상수·홍준표 전 원내대표도 다음 주 본격적으로 전대에 뛰어든다. 이 밖에도 중립의 권영세나경원 의원과 친박(친박근혜)에서 서병수·이성헌·이혜훈 의원도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당내 도전자만 두 자리수에 달하고 있다.
초선모임은 전날 전당대회에 내보 낼 초선 대표 주자에 대해 논의했지만 의견이 분분해 추대에는 실패했다. 다만 조만간 김성식·황영철·홍정욱 의원 중 한 명을 내세우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계파 구도와 실제 득표율을 고려해 교통정리가 이뤄질 경우 초선들도 각자도생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강재섭 전 대표는 전날 국회를 찾아 "소장파가 세대교체를 하려면 자기희생을 하고 단합해야 한다"면서 "소장파 모두 자기가 하고 싶어 중간에 흐지부지하기도 하고, 한 명이 나오면 밀어주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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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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