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현대그룹이 최근 대외적 악재로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선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추진하고 있는 대북사업은 꽉 막혀 도통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최근에는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설이 불거져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는 재계 관계자들도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반응이다. 때만 되면 거론되는 채권단의 '블랙 리스트'에 혹시 회사명이 오르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기업들도 한 두 곳이 아니다.

이처럼 기업들이 두근 반 세근 반 가슴 졸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기본'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기업과 약정을 체결하기 전은 물론 그 후에도 해당 기업에 대한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는 해당 기업과의 '기본'적인 약속이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이번에도 기본은 무참히 깨져버렸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현대그룹이 짊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은 곧 '부실기업'이라는 이미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약정 체결 여부를 두고 채권단간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고 한다. 조금씩 흘러나오는 소식에 현대그룹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간다.

현 상황만으로 약정 체결을 고집하는 채권단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현대그룹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가장 큰 원인이었던 현대상선이 지난해 연간 5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을 했고 하반기에도 시황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당장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강행하기보다 일정 기간 동안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후 나중에 판단하는 게 맞는게 아닐까. 그런데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무슨 사정이 있는지 조바심을 내는 듯 보인다.

AD

이쯤 되면 항상 생각나는 말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공언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재무구조개선약정으로 채권단에 기업이 휘둘리는 작금의 상황이 과연 현 정부가 말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손현진 기자 everwhit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