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대규모 경기부양 사업으로 중국 경제의 회복을 이끌었던 중국 지방정부가 눈덩이 부채로 재정위기에 빠졌다. 투자기관을 통해 은행권 자금을 융통해 쓰면서 지방정부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는 얘긴데, 중앙 정부의 압력에 따라 지방 정부가 대출 보증을 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NPC)에서는 지방 정부의 재정위기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경제 지도자들은 지방 정부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최근 몇 개월에 걸쳐 지방정부 재정 현황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지방 정부의 재정위기는 지난 주 재정부의 예산보고서 발표 후 더욱 고조됐다고 WSJ은 전했다.
원래 중국 지방정부는 채권 발행이나 적자 재정, 보증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이 규제는 사실상 의미를 잃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국 지방 정부는 특수한 투자 기관을 설립, 이를 통해 인프라 프로젝트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조달했고 이 과정에 지방 정부는 투자기관에 담보와 보증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중국 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지방정부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 특히 지방정부가 투자기관을 통해 지고 있는 부채는 장부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 경제의 '숨은 부실'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악성채무라는 부메랑이 돼 은행권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작년 지방정부의 채무 규모를 6조위안에서 많게는 11조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작년 중국 은행권은 사상최대 9조6000억위안에 달하는 위안화 신규 대출을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쑤닝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인프라 건설 계획을 위해 자금을 빌렸던 일부 투자기관의 경우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채무 상환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작년 상환 기간이 연장된 채무 가운데에는 지방 투자기관들이 지고 있는 부채가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재정위기 우려가 커지자 지난해 비교적 느슨한 태도를 보이던 중국 정부는 최근 들어 원칙을 다시 엄격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 상하이 지점은 7일 "은행권은 작년 지방정부의 투자기관에 실시했던 모든 대출을 재평가해야 한다"며 "이런 종류의 대출을 승인하는데 엄격한 절차를 거칠 것"을 요구했다.
한 중국 지방정부 관계자도 "지방 정부들은 작년 말 재무부로부터 (지방정부가 세운) 투자기관에 제공하던 대출보증을 중단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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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대출 보증 금지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지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는 막을 수 있겠지만, 투자기관과 연계된 민간 산업 관계자들에 가해질 연쇄적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경우 중국 정부는 도덕적·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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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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