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힘이 약한 학생이 힘이 센 학생에게 빵을 사준다. 힘센 학생은 이를 자발적인 기부 혹은 우정의 행위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어한다. 힘약한 학생에게 빵은 폭력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무마용이고 상납행위다. 학생들은 이를 '빵셔틀'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청소년 55%는 이 빵셔틀이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는 폭력인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한다. 두 명 중 한명은 노출되지 않는 이 같은 학교폭력에 불감증을 가진 것이다. 24일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 동안 전국 64개 초ㆍ중ㆍ고교생 40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서다. 빵셔틀에 대해 응답자의 55.1%는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했다. 학교폭력이다라고 한 응답은 45%였고 모르겠다는 응답도 31%에 달했다. 괴롭힘은 42%, 사이버폭력은 41.7%, 성폭력은 27.2%, 왕따는 16.9%가 학교폭력인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이 학교폭력인지 아닌지 조차 모르는 상태로 학교폭력을 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학교 폭력의 가해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장난이 36%로 가장 많았고 이유없다는 응답은 20%, 상대가 잘못해서가 17%였다. 스트레스(2%), 화가나서(8%), 친구들이나 선배 등이 시켜서(3%) 등 성인들이 보기에는 터무니없는 이유도 있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을 때의 대처를 묻는 질문에는 57%가 '모른척 한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같이 피해를 당할 것 같아서'가 34%, '관심이 없어서'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가 각각 33%로 조사됐다. 처음 학교폭력을 경험한 시기는 초등학교 4~6학년이 44%로 가장 많았으며 초등학교 1~3학년 18%, 중학교 1학년 14% 등의 순이었다.

이전에도 계속해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학교폭력의 집단화 양상도 심각했다. 2명이상의 가해자에 의해 피해를 당한 학생이 전체의 68%로 나타났으며, 특히 이러한 집단화 경향의 경우 여학생이 82.6%로 남학생의 62.9%보다 높았으며 인문계 고등학생이 75.5%로 전문계 고등학생 68.1%보다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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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폭력예방재단은 "폭력으로 인해 피해학생들 두 명 중 한 명이 고통을 호소했으며 특히 16%는 죽을만큼 고통스러움을 호소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며 "이러한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한 치료적 지원이 국가적 차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제도화하고 기존 지원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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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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