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름 기자] # 직원 3명의 영세 업체 위자비 LLC(Weejabi LLC). 전국 대학 축구 챔피온십에 참가하는 앨라배마 대학에 납품할 티셔츠 6만장을 생산하기 위해 위자비는 독특한 기법으로 대출을 받아냈다. 향후 티셔츠 판매에서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여신전문 업체로부터 자금을 확보한 것. 은행 대출을 기다렸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이 같이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ABL, Asset-Based Lending)은 기업 금융의 마지막 카드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 들어 보편화되는 추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신용등급과 경영 실적, 시간적·재무적 여유까지 전통적인 형태의 금융권 대출을 받을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 사이에 ABL이 각광받기 시작한 데다 금융권의 영업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대출 담보물은 다양하다. 기계 장비를 포함한 자산은 물론이고 재고 제품, 그밖에 유동자산과 심지어 매출채권까지 담보물로 동원된다. ABL을 제공하는 금융회사는 은행과 달리 기업의 신용보다 담보물의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가능한 모델이다.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높고,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담보물에 대한 법적 권리가 분명치 않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금융위기 이후 '돈가뭄'이 여전한 가운데 ABL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대출 규모는 최근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모기지를 제외한 ABL 규모는 2008년 약 6000억 달러로 8.3% 증가했다. 2009년에는 두 자릿수의 성장을 이룬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신디케이트론이 39% 급감한 사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예로부터 ABL 시장은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가 장악했다. 금융위기로 2007~2008년 사이 영업이 크게 위축됐으나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주요 업체가 시장에 속속 복귀하는 모습이다. 이 기간 상위 25개 업체의 대출 실적이 절반 가량 줄었으나 지난해 대출 건수는 23% 증가했다.
특히 웰스파고가 와코비아 은행 인수 전 양사 실적에 비해 대출을 23% 늘리며 ABL 시장의 2위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말 현재 웰스파고의 ABL 규모는 270억 달러. JP모건은 ABL 관련 직원을 300명 충원하는 등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섰다.
대형 금융회사가 ABL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신규 업체의 진출도 활발하다. 캐나다 TD 뱅크 파이낸셜 그룹의 TD뱅크가 시장 공략에 나섰고, 뉴욕 소재 온 데크 캐피탈은 2000개 업체에 5000만 달러의 자금을 대출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있어도 아무나 못 누린다"…진짜 '상위 0.1%'...
온 데크 캐피탈의 최고경영자(CEO)인 미치 제이콥스는 "지금까지 금융권은 획일적인 기업 신용 평가에 중점을 뒀을 뿐 중소기업을 평가할 만한 잣대는 구축하지 못했다"며 "ABL 업체는 중소기업이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끌 동력이라는 인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며, 이들을 소외시켰던 오랜 관행을 바로잡을 때라고 본다"고 전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종목 수익률 100% 따라하기
김보름 기자 speedmoot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