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공장은 돌아가는데 소비자의 지갑은 열리지 않는다.' 미국 경제의 현주소다. 이 같은 '불안한' 성장은 1일(현지시간) 발표된 지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12월 개인 지출 증가세가 기대에 못 미치며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 전세계 제조업 경기가 활력을 띄고 있는 것과 달리 소비는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 증가를 필두로 한 기업 매출 확대, 투자 증가 고용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아직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12월 개인 지출은 0.2%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로써 개인지출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월 0.7%(수정치)에서 증가폭이 크게 꺾였을 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 0.3%에도 못 미쳤다. 10%를 넘나드는 높은 실업률과 6개월래 최고수준에 이른 높은 저축률이 소비의 발목을 붙잡았다는 분석이다. 2009년 연간 단위로 부면 소비자 지출이 1938년 이래 최대폭인 0.4%의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경제의 불안한 성장은 지난 주 발표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도 드러났다. 작년 4분기 미국은 6년래 가장 큰 폭(5.7%)으로 성장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는 대부분 기업들이 재고 물량 소진을 축소하고 생산을 늘린데 따른 결과일 뿐 소비 부문의 기여도가 낮아 '속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

전문가들은 GDP의 70%를 차지하는 가계소비가 전분기(3분기) 2.8% 성장에서 2% 성장으로 둔화됐다는 사실을 근거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은 3% 선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비회복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진정한 경제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인들이 지갑을 안 열면 다시 공장 가동이 줄어들고 성장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


한편, 소비 부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는 훈풍이다. 미국의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58.4로 월가 예상치 55.5를 웃돌았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도 마찬가지. 중국의 1월 HSBC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56.1에서 오른 57.4로, 집계가 시작된 2004년 4월 이래 두번째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인도의 1월 HSBC PMI도 전월의 55.6에서 57.7로 상승, 2008년 8월 이래 최대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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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시아부터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제조업체들이 활력을 띄고 있다고 보도했다. 침체 기간 동안 재고물량 소진 속도가 더디게 나타난 데다 제조사들이 다시 제품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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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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