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14~15일 양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에 참석한 21개국 정상들은 내수와 국제무역, 경제성장과 출구전략 시기에 관한 광범위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무역과 내수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과 적절한 시기에 출구전략이 시행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 中 '내수 비중 높인다'..美 '우리에게 의존하지 말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요즘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는 위안화 약세 문제에 관해서는 말을 아낀 채, 중국 경제의 수출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수를 촉진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수요, 특히 소비자 수요를 확대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며 "중국 정부는 중국인들의 소비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고위인사들이 '중국은 무역과 내수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촉구한 뒤 나온 것이다. 지난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도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내수와 무역 불균형 문제는 핵심 논제였다.


중국이 수입제품 수요를 늘리고 집중적인 투자로 인한 자산 버블 현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소비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4조 위안(586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대부분은 도로 및 공항 등을 건설하는 인프라 투자에 집중돼 있다.


올해 1~9월 동안 중국 경제는 7.7% 성장했고, 이 가운데 가계 지출을 비롯한 소비가 차지한 비중은 4%포인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3%포인트로 집계됐다. 수출 감소가 3.6%포인트를 상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AEPC회담 참석에 앞서 일본을 방문, 글로벌 경제는 미국의 소비자들에게만 의존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APEC 정상회담에서도 다시 한번 강조, 중국의 무역 및 내수 불균형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아시아 담당 회장은 중국이 소비를 증대시키기 위해 이제 막 첫 걸음을 내딛었다며 중국 정부는 의료 및 사회안전망 보장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가 미약한 상황에서 중국인들은 의료비용 등을 개인 소득에서 따로 책정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소비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 출구전략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정상들은 출구전략이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게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데 동의했다. 출구전략이 너무 빨리 시행될 경우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시기를 놓칠 경우에는 증시와 자산 버블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데 따른 우려다.


후진타오 주석은 "세계 경제에는 여전히 불확실한 요소들을 있다"며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하고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 단단한 기반을 필요로 한다"고 말해 경기부양책이 당분간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아시아가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이 이를 따르고 있다"며 "양적완화 정책과 경기부양책들은 각각 별개의 출구전략에 따라 철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책자들이 자산버블을 방지하고 경기성장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전날 "아시아경제가 이제 회복세로 접어든 만큼 출구전략의 적정 시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무역 규제 완화하자 '한 목소리'


정상들은 보호주의를 철폐하고 무역장벽을 낮추자는 데 입을 모았다. 후 주석은 금요일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역 보호주의가 여러 가지 형태로 확대됐다"고 지적한 뒤 "보호주의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뿐 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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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발언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APEC 회의에 도착하기 앞서 나온 것이다. 두 정상은 APEC 회담에서 얼굴을 맞댄 뒤 내주 초 있을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때 또 한번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중국과 미국의 타이어, 닭고기, 기계 부품 등에 대한 관세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입장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도 이날 "무역 보호주의가 글로벌 경기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위협"이라며 "각국은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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