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형마트 테스코의 환경경영 실천 현장


[맨체스터=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지난 3일 영국 맨체스터시에 위치한 테스코 치탐힐(Cheetham Hill) 스토어. 넓은 주차장 한쪽에 위치한 리싸이클링(재활용) 설비 앞에서 마크 코르코스 점장이 빈 유리병 하나를 투입구에 넣자 이내 '쨍그랑' 소리와 함께 유리가 잘게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마크 점장은 "유리병과 금속캔, 플라스틱 등을 자동으로 선별해 각각의 저장고에 보관했다 재활용 공장으로 옮기게 된다"며 "작은 조각으로 찢거나 부숴 부피를 줄인 덕분에 일반 트럭 35대 분량을 한번에 운반할 수 있어 에너지 소비는 물론 탄소배출량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테스코는 고객들이 가져온 빈 병 두 개당 회원 포인트 1점을 부여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맑았던 하늘이 순간 어두워지며 비를 뿌리기 시작하자 매장 내부에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 이 점포는 유리로 된 천장과 벽면을 통해 자연광이 비춰지도록 설계돼 있어 평소에는 형광등을 켤 필요가 없지만 바깥 날씨가 나빠지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매장의 밝기를 조절한다.

올 초 문을 연 이곳 치탐힐 점포는 영국 테스코가 전세계에서 운영중인 4300여개 점포 가운데 친환경 경영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그린스토어'로 꼽힌다. 2006년에 지어진 비슷한 규모의 다른 테스코 점포에 비해 탄소배출량을 무려 70%나 줄였다.


우선 점포의 외관부터 차이가 난다. 밖으로 보이는 기둥과 구조물은 물론 내부 골격과 외관 벽면을 대부분 철재 대신 독일에서 수입한 목재로 만들었다. 이미 점포 건설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t 이상 절감한데다 훗날 매장이 폐점하더라도 나무는 다시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환경을 고려한 점포 운영방식과 테스코가 직접 개발한 친환경 상품은 매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채소나 과일을 담는 플라스틱 머천다이즈 유닛(MU, 상자 모양의 용기)은 산지에서 농민들이 농산물을 수확할 때부터 중간 유통단계, 매장에 진열하는 용도로까지 그대로 사용된다. 다른 유통업체들은 대게 종이상자를 사용하지만 재사용이 가능한 MU를 이용하면 상품 재포장에 드는 비용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신선식품과 냉동식품 등을 진열하는 냉장·냉동고의 경우 기존 오픈 도어 방식의 진열대를 유리문이 달린 냉장고로 바꿔 냉기가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도록 했다. 반면, 베이커리나 즉석식품 코너의 오븐에서 나오는 스팀과 열은 따로 모아 매장 전체의 난방 시스템에 재사용되도록 만들었다.


마크 점장은 "테스코가 점포 내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정확하게 계산해 본 결과 50% 이상이 냉장·냉동고에 사용되는 냉매가스를 통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이후 각 매장에서는 환경에 미치는 유해성이 기존 냉매가스의 0.1% 수준에 불과한 탄산가스를 사용하는 냉장·냉동 설비로 교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스코 자체상표(PB)가 붙은 소용량 농축 주스의 경우 100% 오렌지주스를 2배로 농축해 제품 용량을 1/2로 줄였다. 크기가 작아진 만큼 용기의 부피도 작아져 쓰레기 배출량이 줄어든다.


이 점포의 직원인 빌 모스 씨는 "주스를 마실 때 1대1 비율로 물이나 얼음을 넣어 마시면 되고 일반 주스에 비해 무게가 절반 밖에 되지 않아 들고 가기에도 편하다"며 "무엇보다 가격이 2/3 정도로 저렴해 고객들이 좋아하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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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중간중간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르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확인하고 환경 문제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한 '탄소라벨 상품'이 별도의 '그린존'에 진열돼 있었다. 현재 영국 내 테스코 매장에는 모두 114개의 탄소라벨 상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회사 측은 이를 내년 2월까지 90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마크 점장은 "에너지 및 탄소배출량 절감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탄소라벨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며 "영국에서는 아직 재활용에 대한 인식과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품이나 재활용센터가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맨체스터(영국)=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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