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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탄탄한 성장 이면 '버블'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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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베트남경제에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책을 등에 업고 조성된 투기버블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출 통해 공급한 유동성, 190억 달러=이 같은 우려는 특히 전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베트남의 자국통화 기준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하향하면서 더욱 촉발됐다. 피치는 ‘은행권이 정부가 시장에 쏟아낸 엄청난 자금으로 인한 시스템적 위험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등급 하향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재정적자 역시 원인으로 작용했다.

물론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는 국가 대부분이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다. 그러나 베트남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베트남 국영 기업들은 과거에도 핵심 사업을 벗어난 무분별한 투자로 경기 과열을 불러일으킨 전적이 있기 때문에 우려는 더욱 크다.

금융위기 이후 베트남 국영 은행들이 대출을 통해 시중에 쏟아 부은 돈의 액수는 190억 달러로 베트남 국내 총생산(GDP)의 5분의1에 달한다. 베트남 정부는 은행들의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을 장려하기 위해 은행에 이자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정부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은 시장에 즉각적인 효과를 이끌어냈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경제의 GDP는 전년대비 3.3% 성장할 것으로 보여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 태국,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올해 상반기 베트남 경제가 전년동기대비 3.9% 성장했다고 밝혔다. 증시 또한 3월 초 대비 86% 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다.

◆인플레·부실채무 증가=그러나 과도하게 공급된 유동성이 '초'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투기 과열이 조성됐던 지난해 중순 베트남 인플레이션율은 28%까지 치솟은 바 있다.

부동산 시장도 심상치 않다. 방케(Van Khe)신도시프로젝트의 느구엔 티 후엔 부동산 브로커는 “지난해 이맘 때에는 한 달에 2~3건의 계약을 체결시켰는데 지금은 10건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며 “지난 2007년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 가격이 6배 가량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수자들은 주로 인플레이션을 크게 걱정하면서 돈을 안전한 곳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또 시장 전문가들은 베트남 정치인들이 지나치게 성장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유동성을 회수해야할 적절한 시점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푸르덴셜 베트남 자산운용의 트란 르 크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베트남은 미국의 소비가 절정에 달했던 2006, 2007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이제 미국인들은 과거의 방식대로 소비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인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은행권의 무차별적인 대출 공세가 부실채무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현재 채무불이행률은 지난해 동기의 2.2%에서 늘어난 2.6%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제기준에 의해 산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피치는 베트남 은행권 부실채무 비중이 13%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집계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달 ‘베트남 정부의 은행지원이 금융권의 개혁을 방해할 수 있다’며 ‘베트남 정부는 이제 도심 지역의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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