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도시라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다.
21일(현지시간) 영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은 지난해 4월부터 올 4월까지 1년간 런던의 평균 생활비가 지난번 조사에 비해 4% 이상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명품을 사재기하며 물가 상승을 유도했던 런던 부유층들이 지갑을 닫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고급 와인을 포함한 명품 가격이 가장 큰 후폭풍을 맞았다. 지난해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멈추지 않던 명품 가격은 이 기간 3.3%나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까지 런던의 인플레이션을 이끌었던 부유층이 이제는 디플레이션까지 야기하고 있는 것.
주요 상품 및 서비스 가격도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돈이 궁해선 즐길 수 없는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비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문화의 도시 런던을 대표하는 로열 오페라 하우스 입장료가 20.5% 급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가격 하락으로 울상을 짓는 것들은 이뿐만 아니다. 높은 가격으로 악명을 떨쳤던 런던 내 임대료는 평균적으로 17%나 하락해 임대업자들은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다. 이밖에 가슴 확대 성형수술비와 가사 도우미 비용 역시 13.5% 하락했다.
이에 반해 가격이 상승한 종목들도 있었다. 경기침체에도 몸매 관리를 소흘히 할 수 없는 사람들 때문인지 폴로 멤버십이나 요트 및 골프장 사용료는 2.1% 올랐다.
이 중 가장 높은 상승을 보인 곳은 바로 관광비였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많이 바가지를 씌운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런던 사람들도 그만큼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여행에 나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지난해 런던 사람들은 뉴욕 프라자 호텔에 머무며 왕복 여행을 즐기는 데 11.7%나 비싼 비용을 내야했다.
조사를 진행한 스톤헤지는 럭셔리 분야에서의 가격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내년까지 런던이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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