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항암제 권위자들, 국가적 지원 필요성 역설
"암을 언제쯤 정복할 수 있을까요?", "언제가 아니라 어떻게 입니다."
완치의 희망을 항암제 권위자들에게 물었지만, 뾰족한 답을 들을 순 없었다. 그들은 "우리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개척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많아 희망을 가져볼 순 있을 것"이라고 비전문가들을 위로했다.
'기적의 항암제'라 불리는 백혈병약 글리벡, 위암에서 신장암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수텐' 등 암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친숙하기까지 한 약들의 개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9일 국립암센터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방안한 이들을 행사 후 만났다.
백혈병을 '평생 안고 가는 만성질환'으로 변화시킨 '글리벡'의 개발자 알렉스 매터 박사는 "언제쯤 암을 완치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항상 '어떻게(how to do it)'라고 답한다"며 "그건 아무도 모른다는 게 일반적인 답변일 것"이라고 했다.
글리벡 이후 많은 표적항암제들이 세상에 나왔지만, 글리벡 만큼의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터 박사는 그러나 "글리벡 등 표적항암제들이 신약개발 트렌드의 새로운 기준이 된 것은 분명하다"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임상시험에 돌입할 수 있는 후보신약은 약 200개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제약회사 임클론의 항암제 개발 총괄자 에릭 로완스키 박사도 "표적항암제를 개발한다 해도 환자에 따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이유에서 의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약의 종류가 많아야 하며, 아직 연구가 필요한 미지의 표적도 많다"고 거들었다.
한국이 항암제 개발에 있어 주도권을 쥐려면 무엇이 절실하다고 보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원'과 '인프라 확충'을 꼽았다.
영국 워익이펙트폴리머스社의 토머스 니난 박사는 "신약개발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로완스키 박사도 '탁솔'이란 유방암약이 상용화될 수 있던 건 美국립암연구소의 신약개발 프로그램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물 라이브러리, 종양은행 등 연구자들이 쉽게 이용할수 있는 인프라와 연구평가 교육 프로그램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수텐'의 개발을 주도한 화이자社의 대럴 코헨 박사도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적으로 치료 뿐 아니라 예방에 대한 노력이 중요하며 금연 캠페인 등을 시행하는 정책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리를 함께 한 김성훈 서울약대 교수도 "정부가 지나치게 건물 등 외형 인프라를 갖추는 데만 신경쓰는 것 같다"고 꼬집으며 "실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연구비, 연구환경 확립, 부분적으로 발전해 있는 기술들의 연계를 지원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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