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대로 외국인에 대한 국고채 및 통안증권에 투자 시 이자 소득세에 대한 원천징수를 면세키로 했다.”-허경욱 차관
“한국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해외에서도 자유롭게 투자가 가능하도록 해 달라.”-WGBI위원회
“현재 유로클리어(국제예탁결제기구)와 연동될 수 있는 전신시스템을 만들어 조만간 옴니버스 어카운트(통합계좌)를 이용하게 해주겠다.”- 허경욱 차관
“투자목적으로 원화자산을 차입을 가능하게 해 달라.”-WGBI위원회
“용납 못한다. 달러를 가지고 한국에 직접 투자하라.” -혀경욱 차관
지난달 28일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국제금융국 관계자와 함께 미국 뉴욕에 위치한 씨티그룹을 방문해 한국의 WGBI편입을 놓고 단판을 벌였다. 당초 정부는 WGBI위윈회에서 전제조건으로 내건 외국인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세 면세가 해결되면 지수편입은 무난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위원회측은 끊임없는 조건을 내걸면 한국시장을 좀 더 개방할 것으로 요구했다. 특히 외환정책의 투명성과 원화자산 차입을 요구하자 허 차관 등 재정부 산하 국제금융국 관계자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는 전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면세와 통합계좌을 줬더니 원화자산 차입까지 달라는 아전인수(我田引水)격 반응을 보였다”며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부분까지 요구를 하면서 편입시기를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6월 WGBI편입 선언과 함께 2주 동안 국제금융국장 주관으로 미국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일본 도쿄 등지에서 한국설명회를 열어 투자자금 유치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편입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일정 조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위원회는 그동안 한국이 WGBI가입을 위해선 국채 투자에 대한 다른 OECD국가처럼 외국인의 이자 소득세를 면세할 것을 요구해왔다. 정부도 “미국과 일본, 영국 등 OECD 국가들은 국채시장 활성화 및 국제적 위상제고를 위해 이자소득을 면세하고 있다”며 면세이유를 댔다.
하지만 OECD가입국 30개 나라에서 14개 나라만 이자소득세 면제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보편적이진 않다. 오히려 WGBI지수에 가입된 나라에만 투자하는 1조 달러 규모의 해외연기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비과세를 전제조건으로 내걸던 위원회에선 이에 만족하지 않고 굳이 한국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해외계좌만 가지고도 전산을 바로 연결시켜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인 '옴니버스 어카운트(Omnibus Account)'를 요구하고 나섰다.
통합계좌가 개설되면 외국인들은 금융감독당국에 등록하거나 거래 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자유롭게 국고채와 통안채 매매가 가능하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가들은 금융감독원에 등록한 뒤 국내 증권사에서 계좌를 만들어 국고채와 통안채 거래를 할 수 있었던 장벽이 무너지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증권예탁원을 통해 '유로크리어(국제예탁결제기구)'와 호환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에 도입한 상태다.
이처럼 면세와 통합계좌 개설 등 전폭적인 수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WGBI의 시장개방 요구가 계속되면서 정부의 입장이 난처해진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IMF 등 해외전망 기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이머징 마켓에 돈줄이 마를 것을 우려한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며 “정부에선 WGBI가입을 통해 해외연기금의 유입 효과를 무시할 수 없지만 원화자산 차입 등과 같은 무리한 요구까지 들어줄 수는 없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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