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급증세를 기록했던 기업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잠잠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지난달까지 5개월동안 거의 거래가 없이 잠잠하다 이달들어 10개의 대형 M&A 계약으로 270억달러에 이르는 실적을 기록하면서, 일선 경영자들의 투자 및 인수 의욕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 M&A, 증시회복과 관련성 높아

이 가운데 선마이크로시스템즈가 74억달러에 오라클로 인수된 것이 가장 큰 규모였다. 제약업종의 스티펠 래보러토리즈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 36억달러에 인수됐다. 펩시의 경우 60억달러를 투입, 계열내 보틀링업체들의 지분인수에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M&A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업체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에 따라 향후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인수합병부문 필립 노블렛 대표는 "비록 전체적인 거래물량은 30% 이상 하락했지만 우량한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들은 주가 하락으로 인해 낮은 가격에 경쟁업체들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의료부문과 소비유통 부문 등 비교적 탄력적인 분야에 한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필요로 하고 있어 업종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M&A,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

물론, 전세계적으로 거래실적과 거래량은 최근 몇년간의 M&A 기록과 비교해 보면 크지 않은 수준이다. M&A 전문 분석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들어서는 글로벌 M&A는 지난해 6억5950억달러의 3분의 1이 하락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같은 기간동안 1조4243억달러에 이르렀던 것에 비하면 극히 낮은 수준이다.

역사적으로 M&A는 주식 시장의 움직임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시장이 반등하기는 했지만 경영자들은 더 확실한 시장 회복의 증거를 원하고 있다. 금융업계 전문가들도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인수거래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초 3개월동안 주로 M&A가 제약 업종에 의해 주도되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글로벌 제약업체인 화이자와의 라이벌 와이어트를 사들이면서 640억달러를 쏟아부었고 머크는 쉐링플루의 인수에 460억달러를 지불했다. 또 로슈는 제넨텍의 추가지분 인수에 470억달러를 투입했다.

다른 분야와 달리, 제약업종은 매출이 정체되고 특허만료 등의 이슈를 겪으면서 기업간 통합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도이체방크의 헨리크 애슬락센 글로벌 M&A 대표는 "재무적으로 우량한 회사들은 더 많은 거래를 원하고 있다"며 "문제는 어떻게 성공적으로 구체화 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자본시장은 다시 움츠러들 것이라는 우려가 사라지고 있다"며 "M&A 거래가 다시 시작되고 있지만 여전히 완전한 회복세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 자금조달 조건도 개선

자금 조달 조건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인수업체들은 우량한 신용등급과 현금흐름으로 은행들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2월 화이자가 와이어트를 680억달러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5개 은행들이 안정적인 AA 신용등급을 근거로 자금을 지원했는데 이가운데는 225억달러의 브리지론도 포함돼 있다. 바클레이스,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이 각각 45억달러를 융자했다. 당시 계약의 나머지 부분은 현금과 주식으로 각각 지급했다.

하지만 화이자는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화이자는 당시 1년 이내 상환조건으로 리보금리에 추가로 300 베이시스 포인트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경제위기 직전 약 100 베이시스 포인트 정도 추가지불하던 때와 비교할 때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인수업체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단기금융 시장으로부터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적대적 인수를 단행했던 로슈는 주당 86.50달러의 인수 계약 당시 현금과 CP, 채권, 은행 대출 등을 모두 활용했다.

안전한 거래를 위해 일부 시중 은행들은 인수기업의 신용 등급을 변경하는 경우, 그들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건을 두기도 한다. 화이자의 와이어트 인수시에도 화이자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다면 은행들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 은행 수익낼 기회 늘어날 듯

이와 함께 시장 상황이 어려울수록 은행들은 더 많은 수익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회사들은 단기 자금소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을 고려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예컨대 바클레이스의 경우 이 투자사업부문인 아이셰어즈를 44억달러에 CVC캐피털에 매각키로 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바클레이스는 재무구조를 강화하고 영국 정부의 자금지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매각자와 입찰자간 자산가치 평가에 대한 시각차이로 인해 수많은 매각절차가 취소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경우 최근 보험부문인 다이렉트라인의 매각을 취소했다. 입찰자들이 은행이 예정한 목표가격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도 지난해 AIG의 아시아 생명보험 부문의 매각이 사업가치 평가에 대한 시각차로 인해 결렬된 바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금융기관들이 손상된 재무구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M&A 기회가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금융업종은 지난해 3분기까지 강력한 구조조정이 진행돼 당시 1739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성사돼 전체 M&A 거래의 55%를 차지한 바 있다. 이는 당시 분기별 기준으로 지난 2007년 2분기와 1998년 2분기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거래규모로 기록됐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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