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은 어쩌라고' 답답한 대출금리 인하 압박
정부 대출 압박, 은행 구조조정 전주곡?

 
정부가 은행들에 대출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실제 역마진을 우려한 은행들은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최근의 금리 감면도 정부 압박에 따른 '보여주기식' 플레이라는 지적도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고객들에 대한 가산금리를 0.4~1%포인트 가량 올렸다.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2.43%까지 내려가 대출금리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지만 제작년과 지난해 팔았던 1년~3년제까지의 적금이나 정기예금 등이 현재 대출금리와 마이너스(-) 4%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역마진 고통이 심각한데도 금융감독당국이 주택담보대출금리를 계속 내리라고 압박하면서 은행들은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이 지난해 10월~12월 3개월동안 판매한 정기예금의 경우 평균 6.0~7.0% 금리가 적용된 상품이 32.9%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5분의 1이 7%가 넘는 고금리 상품이다.
 
하지만 올 1월과 2월 두달 새 상황은 역전됐다. 기준금리 하락이 CD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며 2개월 평균 3.0~4.0% 정기예금이 37.9%를 차지했고 2.0~3.0% 금리도 23.4%였다. 반면 대출금리는 CD금리 2.43%에 가산금리 0.8~2.1%포인트를 적용한 최저 3%대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팔아놓은 정기예금 금리 때문에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낮추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신규 고객들의 경우 대출금리 우대는 전혀 못해주고, 금리에 가산금리를 추가로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역마진 고통에서 벗어나야 중소기업 대출도 늘릴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모색하는 등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행보도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도 많다.
 
국민은행은 대출금리에 붙던 판매마진과 가산금리를 줄이고 우대금리 혜택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실제 금리 인하 혜택을 누리는 고객들은 많지 않고 3%대 금리로 대출받는 고객들은 거의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계속되는 대출금리 인하 요구과 함께 중소기업 대출은 늘리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는 데 대해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은행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내놓는다.
 
금융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에 계속되는 대출 압박을 통해 공적자금을 투입한 후 이를 담보로 구조조정에 나서려는 의도가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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