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 이후 최대 금융위기 속에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대폭 인하한 데 따라 일본 우리다시(Uridashi) 채권의 인기가 급감했다고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올들어 우리다시 채권의 발행 규모는 9억226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급감했다. 우리다시 채권은 일본 금융시장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채권이다.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인 일본에서 높은 이자수익을 올리기 힘든 투자자들은 달러화 및 유로화 표시 우리다시 채권을 선호했다. 통화 움직임이 안정적이면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망가진 금융시스템을 복원하고 침체 국면으로 빠져드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각 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유럽중앙은행(ECB)가 1.5%로 내리는 등 주요 국가의 금리가 동반 급락했다. 이 때문에 우리다시 채권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힘들어진 것.
여기에 요동치는 환율도 일본 투자자들 사이에 유리다시 채권의 인기가 식어버린 이유 중 하나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의 이마이 가즈유키는 "지난해 여름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다시 채권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며 "여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급격히 악화되었고, 당시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나 유로화 표시 채권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투자 매력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인기를 유지하는 우리다시 채권은 남아공 랜드화 표시 채권 정도다. 랜드화 가치는 올들어 엔화 대비 17% 급락했지만 기준금리가 9.5%에 달하기 때문에 제로금리 수준인 일본과 비교할 때 스프레드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인기를 유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지난해 발행된 2년 만기 랜드화 표시 우리다시 채권은 쿠폰 금리가 9.9%였으나 올해 발행된 3년만기물은 6.26%로 떨어졌다.
한편 우리다시 채권의 발행 추이는 외환 전략가들 사이에서도 초관심사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뺄 경우 엔화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JP모간의 외환전략가 다나시 준야는 "과거 우리다시 채권을 매입한 일본 개인 투자자들이 만기에 재투자를 할 것인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라며 "재투자를 하지 않으면 엔화 상승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우리도 이제 월급이 1000만원" 역대 최고…'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