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제한 대상 제외 등 특전 베풀어

백악관이 은행부실자산매입 정책에 대한 민간투자자들의 참여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백악관이 부실자산 매입에 대한 민간투자자들의 참여를 호소한데 이어 블랙록, 핌코 등 투자사들이 이에 동참, 분위기 몰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은행 부실자산에 관한 나의 계획’이란 제목으로 기고문을 내고 ‘이 계획의 성공을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자본을 유치, 최대 1조 달러의 악성대출을 매입하는 ‘은행 부실자산 청산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매각 자산의 적정 가격대를 형성하고 자본을 유치하는 데에는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의 성패는 민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이트너 장관이 “금융권 부실을 처리하는 최선의 길은 시장과 함께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모든 위험을 지고 가는 것을 원치 않으며 민간 부분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재무부는 민간투자자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저리로 융자해주는 것 외에도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업체에게는 경영진 보수 제한 조치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특전을 베풀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채권투자업체 핌코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이 계획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혀 민간투자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핌코의 설립자 빌 그로스는 재무부의 부실자산 처리계획 발표 직후 “처음으로 나온 민관의 윈-윈 정책”이라고 이를 치켜세운 뒤 투자 참여 의사를 밝혔다.

블랙록 역시 성명을 내고 "재무부의 부실자산 청산 계획에 자산운용사 중 하나로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부실자산 상각이 상당부분 진행된 가운데 상당히 매력적인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의 담보제공, 대출보증 등을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민간의 참여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노벨경제학자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는 자산가치가 떨어질 경우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설령 투자자들이 부실자산을 싼 값에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다하더라도 일부 은행들은 생존 가능성이 사라져 파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즉, 은행의 손실이 큰 반면 민간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본다면 정부는 투자자들의 배를 불려주려 쓸데없는 노력을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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