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자금 지원은 필요 없다고 큰소리 쳤던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지난해 50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내고 정부에 지분까지 내주는 신세로 전락했다.

14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4·4분기 신용 관련 상품, 파생상품, 주식에 투자했다 입은 큰 손해로 48억유로의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로는 39억유로를 까먹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독일 정부가 금융기관 구제용인 '금융시장 안정화 기금'을 활용하라고 촉구하자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니 그럴 필요 없다"고 큰 소리 친 바 있다.

이날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케르만 최고경영자(CEO)는 "극도로 어려운 시장환경에 취약점들이 노출됐다"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같은날 독일 언론들은 지난해 9월 독일 최대 소매은행인 포스트방크를 인수하기로 한 도이체방크가 최근 실적 악화와 포스트방크의 가치 하락으로 재협상 끝에 정부의 지분 참여를 사실상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단순한 지분 참여일 뿐 국유화가 아니다'라는 독일 정부의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독일 민간 은행에 대한 부분 국유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이날 성명에서 유럽 최대 우편서비스 업체인 도이체포스트에 지분 8%를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도이체방크가 포스트방크의 지분 절반을 인수하기로 한 계약에 따른 인수 대금 중 일부를 대신하는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먼저 11억유로로 포스트방크 지분 22.9%를 사들이고 향후 27억유로 상당의 전환사채까지 매입하기로 했다. 사채 중 27.4%는 3년 후 주식으로 전환된다.
 
그럴 경우 국영 독일부흥은행(KFW)을 통해 도이체포스트 지분 31%나 보유하고 있는 독일 정부가 도이체방크 지분 2.4%를 간접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주립 은행인 노르트방크의 미샤엘 조이페르트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 거액의 적자를 낸 것이 투자자들에게 충격이었다"며 "도이체방크가 리스크를 줄이고 밸런스시트를 축소하려면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말해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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