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3년·7년

"요양원에 가느니 죽고 싶다"는 가족을 10년간 간병하다 끝내 살해한 남편과 아들에 대한 실형이 최종 확정됐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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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0일 살인 및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남편 A씨와 아들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각각 징역 3년과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판의 쟁점은 피고인들의 살인 행위와 관련하여 피해자의 진지한 결단에 의한 살해 촉탁이나 승낙이 있었는지 여부였다. 피고인 측은 피해자가 평소 "요양원에 가느니 죽여달라"고 반복해서 말했으며, 범행 당일에도 구체적인 방법을 요구하는 등 명확한 의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1·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분명한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 확정적 치매 상태였으므로 살해의 촉탁이나 승낙이라는 진지한 의사표명을 할 수 없었다고 보았다. 또한 범행 후 피고인들의 대화가 녹음된 차량 블랙박스 속기록에서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살해했다는 사실과 그에 대해 미안함을 언급한 점이 유죄의 근거가 됐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유죄 판단에 살인죄 및 존속살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앞서 1심은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다고 보면서도, 10년 이상 거동이 불편한 피해자를 보살핀 희생과 고통스러운 환경을 고려해 남편 A씨에게 징역 3년, 아들 B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바 있다. 2심 역시 "사람의 생명은 절대적 가치이며 패륜적 범죄로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고인들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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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인 A씨와 40대인 B씨는 뇌출혈과 알츠하이머 진단으로 거동이 불가능한 피해자를 2014년부터 10년 넘게 간병해왔다. 하지만 경제적 파탄 위기에 빠지고 피해자가 "요양원에 가느니 죽고 싶다"고 호소하자 결국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공모했다. 이에 지난해 3월 B씨는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목을 손으로 조르다 사망하지 않자, A씨가 가져다준 멀티탭 전선으로 다시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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