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혐의를 받는 해운사(선사)와 이동통신사들이 '법에 따른 정당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정 공방 중이다. 기업들이 나름의 법적 근거와 명분을 내세우고 있어 소송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해상운임 담합 소송 10건 이상 진행

공정위는 2022년 1월 국내외 23개 선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962억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한국-동남아 항로 해상운임 담합 때문이었다. 국적 선사인 HMM, 고려해운은 물론 에버그린마린, 양밍 마린 트랜스포트를 포함한 외국적 선사 역시 제재 대상이 됐다. 공정위는 이들이 2003년 12월부터 15년간 120차례에 걸쳐 운임을 담합했다고 봤다. △운임 감사 실시 △합의 위반 선사에 벌과금 부과 △합의된 운임을 수용하지 않는 화주에 대한 선적 거부가 이뤄졌다고도 했다. 2022년 6월, 공정위는 국내외 선사들의 한국-중국, 한국-일본 항로 해상운임 담합까지 제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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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들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해운법에 따라 정당한 행위를 했고,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울고법에 관련 소송이 10건 이상 계류돼 있다.


해운법 제29조 제1항은 외항화물 운송사업자들이 운임, 선박 배치, 화물 적재 등에 대해 공동행위를 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해운업은 고정 비용이 막대한 반면 경기 변동에 따른 운임 등락이 커 가격 경쟁을 방치하면 대형사의 독과점이 발생한다. 이를 막고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선사들의 공동행위를 일정한 수준에서 용인하고 있다.

2025년 4월, 공정위 손을 들어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에버그린마린과 공정위 간 소송에서다(2024두35446). 대법원은 "선사들의 공동행위에 공정거래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은 위법하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다툼은 계속되고 있다. 3월 11일 열린 HMM과 공정위 간 소송의 변론(2022누55752)에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HMM 측은 "신고 여부에 따라 해운법이 공정거래법에 우선할 수 있다"며 법원의 추가 판단을 구하겠다고 했다. 해운법 제29조 제2항은 외항화물 운송사업자들이 공동행위를 할 때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 공정위에 소송 제기

공정위는 2025년 3월 이동통신 3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40억여 원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과징금이 963억여 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이동통신 3사는 공정위 제재에 반발해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공정위는 이동통신 3사가 2015~2022년 상황반을 통해 번호이동 증감 현황을 공유하면서 판매장려금을 조정하는 등 담합했다고 봤다. 상황반은 이동통신 3사가 단말기유통법 규제 준수 차원에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함께 운영한 조직이다.


소송 3건 가운데 변론 절차가 가장 먼저 개시된 건 KT가 낸 소송이었다(2025누7552). 1월 15일 변론에서 KT 측은 상황반에 대한 공정위의 인식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동통신 3사와 KAIT는 단말기유통법을 지키고자 상황반을 운영했고, 방송통신위원회가 특정 통신사에 번호이동이 쏠리지 않도록 행정지도를 했다는 의미다.


단말기유통법은 2014년 10월 휴대전화 유통시장의 혼탁한 보조금 경쟁으로 인한 시장 교란을 바로잡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이동통신 3사는 신규 휴대폰 출시에 맞춰 대규모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출혈적인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였다. 공짜폰 같은 비정상적 거래가 만연했고, 가입 시기나 정보력에 따른 가격 차별로 소비자 후생이 저해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현재는 단말기유통법이 폐지된 상태다. 단말기유통법이 보조금 액수를 제한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막혔다는 비판 여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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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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