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베일 벗겨질까,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 정체는 英 50대 남성?
2008년 데이비드 존스로 개명 가능성 높아
우크라이나 벽화 목격담과 입국 기록 추정
뱅크시 측 "많은 세부사항 부정확하다"
수십 년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정체가 영국 브리스틀 출신 그라피티 아티스트일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수십 년간 익명으로 활동해온 뱅크시의 본명이 1973년 영국 브리스틀에서 태어난 로빈 거닝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뱅크시의 정체가 거닝엄이라는 의혹은 이미 2008년 영국의 한 타블로이드지가 보도를 통해 제기된 바 있다. 최근에는 취재진이 법의학적 자료와 여행 기록,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 분석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거닝엄이 뱅크시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당시 의혹이 나오자, 자신의 이름을 '데이비드 존스(David Jones)'로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존스'는 영국에서 매우 흔한 이름으로, 대중의 시선 속에서도 신분을 숨기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표작으로는 2018년 경매 현장에서 스스로 파쇄되는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은 '풍선을 든 소녀(Girl with Balloon)'가 있다. 이 작품은 경매 직후 액자에 숨겨진 장치가 작동하며 절반이 잘려 나갔고 이후 '사랑은 쓰레기기 통에(Love Is in the Bin)'이라는 새 이름이 붙었다.
취재진은 거닝엄의 우크라이나 방문 기록과 현지 주민 인터뷰, 그리고 2000년 미국 뉴욕에서 광고판 훼손 혐의로 체포됐을 당시 경찰 보고서에 포함된 자필 서명 자백서 등을 근거로 그의 정체를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022년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호렌카 마을에서 발견된 벽화가 중요한 단서가 됐다. 목격자들은 얼굴을 가린 두 명의 남성이 스텐실 기법으로 몇 분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로이터 조사팀은 당시 입국 기록에서 '데이비드 존스'라는 이름의 인물이 이들과 같은 시기에 국경을 넘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해당 여권의 생년월일이 거닝엄과 일치했다고 전했다. 다만 뱅크시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뱅크시의 작품 인증 및 판매 기관 측은 "뱅크시는 이 사안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부터 활동해 온 뱅크시는 스텐실 기법을 활용한 그라피티 작품으로 전쟁, 소비주의, 난민 문제 등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뱅크시의 변호사인 마크 스티븐스는 성명을 통해 "의뢰인은 언급된 여러 세부 사항이 정확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뱅크시는 집요하고 위협적인 행동의 대상이 되어 왔다"며 익명 활동이 창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취재진은 "문화와 미술 산업, 국제 정치 담론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의 정체와 경력을 이해하는 것은 대중에게 중요한 관심사"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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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부터 활동해 온 뱅크시는 스텐실 기법을 활용한 그라피티 작품으로 전쟁, 소비주의, 난민 문제 등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대표작으로는 2018년 경매 현장에서 스스로 파쇄되는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은 '풍선을 든 소녀(Girl with Balloon)'가 있다. 이 작품은 경매 직후 액자에 숨겨진 장치가 작동하며 절반이 잘려 나갔고 이후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이라는 새 이름이 붙었다. 해당 작품은 2021년 약 2540만 달러(약 379억 원)에 재판매되며 오히려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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