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작 땐 밥쌀용 전환…농식품부 '수급조절용 벼' 첫 시행
생산단계부터 가공용으로 밥쌀 시장에서 격리
타품목 과잉 우려없이 밥쌀 재배면적 줄일 수 있어
참여 농가는 1㏊당 1121만원 고정수입
평상시에는 생산단계부터 가공용으로 용도를 제한해 밥쌀 시장에서 해당 면적을 격리하고, 흉작 등 공급이 부족할 경우엔 밥쌀로 전환해 공급하는 '수급조절용 벼' 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다. 정부는 가공용 쌀과 타작물 과잉 우려 없이 밥쌀 재배면적을 줄이는 동시에 흉작 등 공급부족이 전망될 경우 수급조절용 벼를 가공용에서 밥쌀로 전환해 밥쌀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수급조절용 벼 사업에 참여 신청을 이달 말 시작할 예정"이라며 "사업 참여를 원하는 농가는 수급조절용 벼 신청서를 읍·면·동에 제출하고, 미곡처리장(RPC)과 계약물량과 참여면적 등 출하계약을 맺으면 신청이 완료된다"고 11일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쌀 수급조절을 위해 '전략작물직불제'를 통해 논에 콩, 가루쌀 등 타작물 재배를 지원해 왔다. 하지만 해당 작물의 재배면적이 시장 수요에 비해 빠르게 늘어나 또 다른 과잉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과잉 우려 등으로 품목과 면적 확대에 한계가 있는 논 타작물 대신, 밥쌀 재배면적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정책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시행하는 수급조절용 벼 사업을 통해 논에서 벼를 기존대로 재배하면서 생산단계부터 가공용으로 용도를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다. 수급 조절용 벼 재배면적은 밥쌀 시장에서 사전적으로 격리돼 쌀 수급안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기존 쌀 농가들도 그대로 벼를 재배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작물보다 쉽게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가공용으로 생산단계부터 용도를 제한하여 관리하는 '가공용 쌀 지원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농업인이 지정된 면적에서 생산된 가공용 쌀을 전량 수요업체에 공급하면 면적 기반의 직불금을 주는 방식이다.
농식품부는 올해에는 선제적 수급조절 추진 상황에 따라 2만~3만㏊ 규모로 수급조절용 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급조절용 벼에 참여하는 농가는 RPC와 출하계약을 맺고 가공용으로 용도가 제한되는 쌀을 생산해 RPC에 계약물량만큼 출하하게 된다. 참여 농가는 쌀 생산 단수가 평균 수준인 경우 직불금과 가공용 쌀 출하대금을 합쳐 1㏊당 1121만원의 수입을 쌀값 등락과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는 평년 일반재배 수입보다 65만원 높은 수준으로 쌀 생산 단수가 평균보다 높은 농가는 더 높은 수입 창출이 가능하다"며 "민간 신곡을 쌀가공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이므로 시장격리와 공공비축에 수반되는 보관·관리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가공용 쌀과 타작물 과잉 우려 없이 밥쌀 재배면적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단기적인 수급불안 시에는 밥쌀용으로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고, 수급조절용 벼는 신곡이므로 정부관리양곡(구곡)보다 효과적으로 수급을 안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급조절용 벼 사업은 쌀가공산업을 성장시키는 마중물 역할도 할 수 있다. 구곡인 정부관리양곡 대신 민간 신곡(수급조절용 벼)을 쌀가공업체에 원료곡으로 공급해 가공식품의 품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전통주 등과 같이 성장성이 높은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해당 산업은 쌀가공업체가 원하는 품종과 지역을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공급물량도 우대 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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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수급조절용 벼는 쌀 수급안정과 농가소득 안정, 쌀가공산업 육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이라며 "올해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농업인과 RPC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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