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웹진 담談, 24절기로
전통·미디어·서사의 변곡점 짚다

전통의 시간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을 읽는 가장 오래된 언어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발행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2026년 1월호는 '큰 시간표, 절기(節氣)'를 주제로, 24절기를 통해 오늘의 사회와 문화, 미디어 산업의 흐름을 새롭게 해석한다.

「구장천상열차분야지도」(영양남씨 괴시파 물소와고택 기탁자료)

「구장천상열차분야지도」(영양남씨 괴시파 물소와고택 기탁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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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년 호는 절기를 단순한 역법이나 세시풍속이 아닌, 인간의 삶과 국가 운영, 산업 변화까지 관통해 온 '시간 인식의 틀'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통의 질서가 현대의 언어와 만나며, 절기는 다시 한번 현재형 사유의 도구로 호출됐다.

◆ 국가를 움직인 시간, 삶을 짜온 기준

김해인 연구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는 '시간의 마디를 나눈다'에서 해와 달의 운행을 조화시킨 태음태양력의 원리를 통해, 24절기가 민생과 통치 전반을 규율했던 기준이었음을 설명한다.


조선 시대 절기에 따라 사형 집행을 금지했던 제도, 동지를 '작은 설(亞歲)'로 삼아 종묘에 팥죽을 올리고 백관의 조하를 받았던 궁중 의례는 절기가 곧 국가 시스템과 직결돼 있었음을 보여준다.

입춘을 기준으로 띠를 정하는 역법의 원리, 동지 팥죽에 담긴 벽사(벽邪) 의례 역시 음식 문화사적 맥락에서 풀어내며, 오늘날까지 이어진 세시풍속의 뿌리를 짚는다.


◆ 미디어 산업을 읽는 또 하나의 시간표

김나경 초빙교수(협성대학교 미디어 영상 광고학과)는 24절기의 순환 논리를 현대 미디어 생태계에 대입한다.


짧은 영상 콘텐츠의 폭발적 성장은 '하지(夏至)'의 열기로, OTT 서사의 재부상은 '백로·한로'의 서늘함으로 비유된다. 생성형 AI 기술이 무분별한 확장을 지나 조정 국면에 접어든 흐름은 '상강(霜降)'의 서리로 해석된다.


현재의 미디어 시장은 새로운 순환을 준비하는 '동지(冬至)'의 시간이라는 진단이다. 기술과 서사가 다시 정렬되는 변곡점에 와 있다는 의미다.


◆ 웹툰·평론·소설로 풀어낸 절기의 감각

이번 호는 학술적 논의에 머물지 않고 웹툰, 예술 평론, 연재소설로 절기의 감각을 확장한다. 서은경 작가의 웹툰 「독선생 전」은 훈장과 아이들의 일상을 통해 절기가 삶 속에서 해학과 풍자로 작동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이수진 공연평론가의 '완벽한 한해에 대한 꿈'은 영화 남한산성을 통해 병자호란의 혹한 속에서 드러난 명분과 생존의 갈등을 조명하며 정치의 인간적 얼굴을 성찰한다.


이문영 작가의 '망허촌이 얼어붙은 날'은 소한과 대한 사이의 혹독한 추위를 동장군과 요괴 영노의 대결로 형상화해, 절기의 순환이 곧 생명력의 계승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웹진 담談' 2026년 1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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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는 지나간 계절의 기록이 아니라, 다시 현재를 묻는 말이었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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