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관세협상 비준 여부 기재위서 공방…7000억원 예비비는 합의
與 "MOU 비준, 우리에 족쇄"
野 "재정부담 큰 협상, 비준해야"
한미 관세협상 국회 비준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벌어졌다. 정부와 여당은 한미 간 양해각서(MOU)를 국회에서 비준하면 향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축소시키는 것이라는 입장이고, 야당은 재정 부담이 큰 내용인 만큼 비준 절차를 통한 투명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소중한 국민 세금을 어떻게 쓸 건지 국민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그걸 물어보는 방법은 국회를 통해 묻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헌법 60조 1항은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당은 대미 투자액이 총 3500억달러(약 510조원)인 만큼 국민에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 있다며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MOU이기 때문에 비준을 안 해도 된다고 하는데 그럼 특별법은 구속력이 없는 것이냐"며 "협정이든 MOU든 조약이든 국가가 국민에게 재정적 부담을 지는 협상에 국회가 비준 동의를 안 한 사례가 있냐"고 물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국회 비준이 아닌 특별법 제정으로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MOU 25조에 행정적 합의로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권리 의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규정했다"며 "(국회 비준 시) 미국은 나중에 어떤 의무도 지지 않는데 한국은 계속 의무를 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국회 비준)는 경제 협상의 자살골"이라며 "국회 비준 동의를 우리가 먼저 해버리면 추후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없다. 국익을 해치는 형태의 비준을 국회 차원에서 주장하는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비준 문제를 자꾸 얘기하는데 우리가 족쇄를 찰 필요가 있느냐"며 "비준을 해 놓으면 우리 (책임이) 무거워지는데 그럴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역설했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위한 내년 예산 편성을 두고도 여야 간 충돌이 있었지만, 극적으로 합의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통상 대응 프로그램 예산 7000억원 편성과 관련해 민주당은 기재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양당 간 구두 합의를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수은의 출자, 지원 방식 및 대상 등이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넣기 위해선 정확한 구조가 우선돼야 하는데 수출입은행 7000억, 산업은행에 한국무역보험공사까지 합치면 1조9000억"이라며 "당초 정부·여당이 생각했던 구조는 수은 출자, 운용 배수를 통해 지원·보증하는 형태를 구상했던 것 같은데 특별법으로 전환하면서 구조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재위 예결소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소위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오늘 아침에 의결했다"며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1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 보증을 해줘야 하는데 정부 측도 수은 7000억, 한국산업은행(산은) 6000억, 한국무역보험공사 6000억, 그래서 1조9000억원 예산을 꼭 넣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의견 충돌이 격화되며 회의가 잠시 중단됐으나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정부 원안대로 7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대신 법률과 기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목적예비비로 7000억원을 편성하고 향후 예결위에서 법안과 같이 종합적으로 심사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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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대미투자 지원 사업 7000억원에 대해서 간사 간 협의를 통해 금액은 삭감하지 않되 법률과 기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목적예비비로 7000억원을 원안대로 편성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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