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물 3.1%, 5년물 3.6% 각각 유지
시장에서도 87% 동결 점쳐
美·中 무역긴장 속 신중 행보 평가
중국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가 또다시 동결돼 6개월 연속 동일하게 유지됐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신중한 행보를 보인 것으로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짚었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21일 일반 대출 기준 역할을 하는 1년물 LPR을 3.1%,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물 LPR을 3.6%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10월 이후 동일한 수준이다.
중국에서는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자체 자금 조달 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금리를 은행 간 자금중개센터에 제출하고 인민은행은 이렇게 취합·정리된 LPR을 점검한 뒤 공지한다. 기준금리가 별도로 존재하지만, 당국이 오랜 기간 이를 손대지 않았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에는 LPR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이는 시장의 관측과 부합한다. 앞서 미국 로이터통신은 시장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27명(87%)이 이달 LPR의 동결을 예상했고, 4명은 5년물 LPR이 0.1∼0.1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작년과 같은 '5% 안팎'으로 설정한 중국은 내수·부동산 침체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전쟁까지 겹치면서 성장 동력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작년 말 중앙경제공작회의와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재정 적자율 인상과 지방정부 특별채권 발행 증대 등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지급준비율·금리 인하 등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올해 경제 방향으로 확정했다.
경제 사령탑인 리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 9일 자국 경제 전문가 및 기업가들이 침석한 좌담회를 주재하고 "올해 상황이 비교적 특수하다. 외부 충격이 우리나라 경제의 안정적 운영에 일정한 압력을 가하고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추가 경기 부양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민은행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금리와 지준율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반복 표출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16일 발표된 중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작년 4분기에 이어 또다시 5.4%라는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내면서 당국이 중앙은행 차원의 금리 인하 카드를 일단 미루고 국유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이율을 낮추면서 경기 상황을 지켜보려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로 충돌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한다는 분석도 있다. LPR을 낮출 경우 위안화 통화가치가 급격히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ING은행은 "물가가 낮고 수출 여건이 악화하였기 때문에 추가 완화 여지가 있지만, 위안화 안정이 더 중요한 만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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