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부동산 빚, 1년에 100조씩 는다…혁신기업 대출에 인센티브 줘야"
3일 '부동산 신용집중' 정책 콘퍼런스서
부동산 신용 1932.5조…전체 민간신용 49.7%
금융안정 리스크·경제 성장동력 약화
금융기관 취급 유인 줄도록 규제 보완
혁신기업대출에 인센티브 강화해야
"금융기관이 부동산 대출을 취급할 유인이 줄어들도록 자본 규제를 보완해야 한다. 생산적 기업 대출 취급에 대한 인센티브 역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용훈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국장은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 정책 콘퍼런스에서 '부동산 신용집중의 구조적 원인과 문제점' 발표를 통해 "금융기관 신용의 부동산 부문에 대한 쏠림을 완화하고 생산적인 부문으로의 원활한 자금공급을 유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신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932조5000억원으로 전체 민간신용의 절반(49.7%)을 차지한다. 2014년 이후 연간 100조원가량 늘면서 2013년 말 대비 2.3배 커졌다. 유형별로 가계 부문은 정책모기지를 포함하는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을 중심으로, 기업 부문은 부동산업 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은행의 부동산 신용 증가세가 가계 부문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졌으며 비은행은 2015~2017년 중에는 가계 중심으로, 2018~2022년 중에는 기업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했다. 최 국장은 "부동산 부문에 대한 과도한 신용공급은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요인일 뿐만 아니라 성장동력을 약화해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부문에 신용공급이 집중될 경우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생산적 부문에 신용공급이 제한돼(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성장 기여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 금융산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 국장은 "부동산으로 신용 쏠림이 발생하면 자본 생산성 저하, 소비 위축 등이 나타나면서 경제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며 "대내외 충격 발생 시 부동산가격 급락과 이에 따른 급격한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나타나면서 금융시스템 리스크와 실물경기의 위축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이 부동산 신용의 지속적인 확대에 안주해 영업 다변화와 금융혁신 노력을 소홀히 할 경우,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 역시 약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부동산 신용집중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가계·기업의 부동산 투자에 집중된 자금 수요 ▲금융기관의 이자수익 중심 영업구조 등이 꼽혔다. 부동산 대출에 대한 낮은 자본부담 등 규제 측면의 유인체계도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수요 측면에서 가계는 부동산 중심 자산 선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레버리지를 동반한 주택투자를 유발하고 있다. 기업은 부동산 업황이 장기간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관련 기업 수가 크게 늘었으며, 부동산·건설업 특성상 초기 투자자금에 대한 외부자금 의존도가 커 대규모 대출수요가 발생하는 구조다.
공급 측면에서 은행은 이자 이익 의존도가 높은 수익 구조상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부동산담보 중심의 대출자산 확대를 주된 영업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은행은 가계대출 규제강화, 수익원 확보 필요성 등으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부동산 관련 기업 대출 취급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최 국장은 "정책금융 면에서도 주택 관련 정책금융이 꾸준히 공급되는 가운데 대출요건이 은행 상품과 비교해 완화적이라는 점이 부동산 신용 증가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규제 측면에선 국제결제은행(BIS) 자본규제 하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의 자본 확충 부담이 여타 대출 대비 낮아 은행이 주담대와 부동산업 대출을 우선시할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국장은 "금융기관 신용의 부동산 부문에 대한 쏠림을 완화하고 생산적인 부문으로의 원활한 자금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부동산 신용의 증가세를 적정수준 이내로 관리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기관의 부동산 대출 취급 유인이 억제될 수 있도록 자본규제를 보완해야 한다. 생산적 기업 대출 취급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보다 길게 봐서는 주택금융을 포괄하는 신용공급 전반의 체계를 개편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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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발표에서 언급한 부동산 신용은 금융기관이 부동산 부문에 공급한 신용액이다. 주택 관련 대출과 비주택부동산 담보 대출을 포함하는 가계 부동산 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부동산·건설업 기업 대출의 합계로 산정한다. 부동산·건설업이 아닌 일반기업 부동산담보 대출은 생산적 부문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고려해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한은이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밝힌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내 '부동산 관련 대출'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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