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발효유 소매시장 '요플레' 앞세운 빙그레 1위
우유시장 지고 발효유 시장 뜨며 경쟁 가열
절대강자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내 발효유 시장에서 지난해 빙그레 가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시장조사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빙그레가 지난해 국내 발효유 소매시장에서 매출액 1580억원으로 점유율 16.19%를 기록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남양유업은 수년째 지켜오던 1위 자리를 내줬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액 1567억원으로 점유율 16.0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6.94%) 대비 1%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이어 매일유업 (13.88%)과 풀무원다논(12.44%), 서울우유(12.26%)가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빙그레가 만년 2위 자리에서 벗어나 선두에 등극한 데는 역시 대표 브랜드 '요플레'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발효유 브랜드별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빙그레의 요플레는 매출액 1532억원으로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는 2위를 기록한 매일유업의 '매일바이오(843억원)'의 두 배 가까운 액수다. 두 브랜드에 이어선 남양유업 의 '불가리스(717억원)', 동원F&B의 '덴마크(665억원)'와 '소와나무(507억원)' 등이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빙그레의 요플레가 브랜드 매출 1위에 오른 데는 라인업 확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빙그레는 지난해 8월 제로슈거 발효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요플레 제로 드링크 무당 플레인'를 출시했다. 올해도 지난달 '요플레 제로 초코링'를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했고, 이밖에 '요플레 라이트 바나나' 등 당 함량이 적은 제품 등도 선보였다. 회사 측은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소비 트렌드인 헬시플레저가 식품업계 전반에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만큼 제로 라인업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남양유업의 경우 떠먹는 불가리스 제품 매출이 하락하며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해 불가리스 매출액은 2023년보다 0.94% 증가했지만, 떠먹는 불가리스의 경우 10.17%나 매출이 줄었다.
한편 발효유의 유형별로는 떠먹는 제품인 '호상' 제품군이 매출액 4667억원으로 점유율 47.8%를 기록해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떠먹는 요거트를 마실 수 있는 형태로 만든 '드링크' 제품군 3804억원으로 39.0%로 뒤를 이었고, 일반적인 발효유 형태인 '액상' 제품군이 1292억원으로 13.3%로 나머지를 차지했다.
저출산과 이로 인한 유·아동 인구 감소 등으로 흰 우유 시장이 위축되면서 발효유는 국내 유가공품 시장의 대안으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국내 발효유 시장의 성장에 불을 붙인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다. 팬데믹 이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제품군이 확대됐고, 이로 인해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소비자들이 좋은 음식을 약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존 발효유가 가지고 있는 유산균의 순기능과 함께 영양섭취, 면역력 강화, 체력보충 등의 수요를 반영한 영양소 성분이 표기된 발효유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소비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아울러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유제품을 소화하지 못하는 소비자(유당불내증)를 중심으로 식물성 요거트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장 건강을 돕는다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기능성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기능성 발효유 시장의 문을 연 hy는 지난해 간 건강 발효유 '쿠퍼스' 누적 판매량이 10억개를 돌파하는 등 여전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동원F&B 도 지난해 GC녹십자웰빙이 선보인 호흡기 특허 유산균과 면역 기능에 필요한 아연, 뼈 형성에 필요한 칼슘, 비타민D도 함유한 '덴마크 하이 요구르트'를 출시해 한 달 만에 300만병을 판매하며 연착륙하고 있다. 최근에는 풀무원다논이 위 점막을 보호해 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개별인정형 원료 '인동덩굴꽃봉오리추출물(그린세라-F)' 등을 사용해 기능성을 강화한 '위솔루션'을 재단장해 선보이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발효유 시장 규모는 2조625억원으로 2022년(2조91억원)에 비해 2.7%가량 커졌다. 지난해에도 성장을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2026년에는 2조2498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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