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매우 과감한 접근" 트럼프 논리 역설
팔 주민 강제이주 포함…아랍 국가들 집단반발
루비오 국무장관, 다음 행선지는 UAE·사우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서 외교 사절단과의 회담에서 서 있다. 루비오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중동 순방에 나서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구상' 실현을 위한 로드맵 준비에 착수했다./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중동 순방에 나서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구상' 실현을 위한 로드맵 준비에 착수했다.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 이주를 포함한 가자 구상에 대한 아랍권 국가들의 집단 반발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방문은 미 국무장관으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중동을 찾은 일정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서는 가자지구 장악과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 방안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 후 연설에서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해 기존의 낡은 아이디어가 아닌 매우 과감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계속 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똑같은 상황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트럼프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인근 아랍권 국가들은 이 같은 가자 구상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원조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이주 후보국'으로 지목한 요르단, 이집트 등 주변국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집트는 이달 27일(현지시간) 아랍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이집트의 건설 기술자인 압도는 영국 BBC에 "이는 전쟁터를 그들의 땅에서 우리 땅으로 옮기는 셈"이라며 "이스라엘 군대와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은 영원한 적이며 이들 사이에는 평화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는 곧 이스라엘이 자위권을 명분으로 우리 영토에서 그들을 공격할 빌미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마코 루비오의 방문은 현재 이스라엘과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불안정한 휴전이 영구적인 종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의미도 있다. 양측은 지난 15일 인질 협상을 두고 하마스가 돌연 조건을 내걸면서 휴전 파기 가능성까지 언급됐지만, 6차 교환이 가까스로 성사되면서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인질 전원 교환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 측에 휴전 취소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하마스 측에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곧 추가 협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중동 특사인 스티븐 위트코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2단계 협상은 곧 진행될 것"이라며 "19명의 이스라엘군(IDF) 병사와 미국인 인질 에던 알렉산더를 포함한 추가 인질 석방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스라엘을 떠나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할 예정이다. 사우디와 UAE는 가자지구 대량 인구 이주를 거부한 상태다. 미국 ABC방송은 이들 국가가 향후 중동의 전후 재건 논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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