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AI 시스템, 1개국 전력량 소비"
IT·반도체사 대표 등 글로벌 전문가들 해법 모색
한국, 저전력 AI반도체로 해결 나서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AI 국제 정상회의'의 '글로벌 AI 생태계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 세션에 참석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사진=프랑스 외무부 유튜브 캡처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전력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기술적 해결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AI 국제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AI 생태계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 세션에서 AI 전력소비 문제를 지적했다. 유 장관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AI 시스템의 전력소비량이 한 국가의 총 전력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AI 시스템으로 인한 전력소비가 최대 10배까지 증가할 수 있는 연구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발언은 프랑스가 163조원 규모의 AI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미국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주요국의 AI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 장관이 AI 전력소비를 화두로 던진 배경에는 AI 개발 경쟁이 격화되면서 나타난 ‘제번스 역설’ 현상이 있다. 19세기 영국 경제학자 제번스가 발견한 이 이론은 기술 효율성 향상이 오히려 자원 소비를 증가시키는 현상을 지칭한다. AI는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는 우려가 각국에서 제기되고 있다.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최병호 교수는 "더 좋은 AI 성능을 위해 모델을 키울수록 필요한 컴퓨팅 파워와 전력량도 함께 증가한다"며 "에너지를 많이 쓸수록 환경에 위해를 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균형을 맞춰야 하는 이슈가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날 세션에서 한국이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와 관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기술적 해결책 마련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 정부는 민간과 협력해 ‘국가 AI 컴퓨팅 센터’에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세션에 함께 참석한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사무총장도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인간 두뇌보다 10만배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했다"며 AI의 에너지 효율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2026년까지 미국 전력 수요 증가분의 절반을 데이터센터가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리사 수 CEO는 "지속가능성과 성능은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향후 5년간 AI 솔루션 효율성을 30배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캡제미니의 아이만 에자트 CEO도 인도 시설에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전력 소비를 29% 절감한 사례를 소개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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