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운항 두고 공방‥ "선거용 정책" 주장도

글로벌 기업 신중, 부산 해운기업 단독 응찰

정부의 북극항로 시범운항 추진을 둘러싸고 부산 정치권과 해운업계 안팎에서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산의 민심을 잡기 위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선거용 정책' 추진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오는 9월 예정된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사로 부산지역 해운기업 팬스타라인닷컴이 예비 선정되면서 일부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정책 띄우기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사 공모를 진행했고 팬스타그룹 계열사인 팬스타라인닷컴이 단독으로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경유해 아시아와 유럽 간 운항 거리를 줄일 수 있는 항로로 거론돼 왔다. 정부는 부산항 경쟁력 강화와 미래 해운 전략 차원에서 시범운항 추진 의지를 밝혀왔다.


다만 해운업계에서는 경제성과 국제 정세 등을 둘러싼 우려가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러시아 제재 리스크와 ESG 규제, 계절별 운항 제한, 보험료 부담 등을 북극항로 사업의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실제 HMM과 팬오션 등 국내 주요 선사들은 이번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 글로벌 해운 시장을 쥐고 흔드는 세계 1, 2위 선사인 MSC와 머스크는 이미 "환경 보호를 위해 북극항로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하거나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글로벌 선사들도 북극항로 운항에 대해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물류 대기업들이 위험성과 실효성을 이유로 전원 이탈한 자리를 지역 기업이 채운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당장 대박이 날 것처럼 포장된 북극항로의 냉혹한 현실"이라는 냉소적인 평가도 나온다. 대기업도 외면하는 불확실한 사업을 정부가 선거철에 맞춰 밀어붙이고 있다는 증거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현실적 사업성 검토보다 정책 상징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부산지역에서는 그동안 지역 최대 현안으로 꼽혀온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논의보다 북극항로 이슈가 전면에 부상한 배경을 두고 정치적 해석도 제기된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애초 부산의 최대 염원은 여야가 함께 추진한'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의 국회 통과였다. 그러나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해당 법안의 처리 대신 '북극항로 시대 대도약'을 갑작스럽게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류가 바뀐 것이다.


허브도시특별법을 대표 발의하며 지역 발전을 공약했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등 야당 정치권조차 정부의 북극항로 드라이브에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정부가 지방선거, 특히 부산시장과 구청장 선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북극항로라는 대형 이슈를 만들어 띄웠을 것이라는 시선까지 보낸다.


전문가들은 북극항로가 이론적으로는 운송 기간을 단축하는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리스크가 대가를 압도하는 '계륵'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한 정치 분석가는 "구체적 성과가 날 것처럼 장밋빛 전망을 홍보하는 속내는 결국 '지방선거 승리'라는 정치적 목적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AD

반면 정부와 해양업계 일부에서는 북극항로가 장기적으로 부산항과 국내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북극항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는 과제"라면서 "다만 경제성과 국제 정세, 환경 규제 등 현실적인 검증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개념도.

북극항로 개념도.

AD
원본보기 아이콘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