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항소심 앞두고 현장 행보 자제
롯데 신동빈, 경영 전략 수립에 집중할 듯
LG 구광모, 경쟁력 강화 방안 등 모색
SK 최태원, 경제 위기 대응 수립 전망
현대 정의선, 외부 일정 없이 차분한 분위기
올해는 재계 총수들이 특별한 대외일정 없이 차분한 설을 보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그룹의 총수도, 사업 구조조정에 골몰하고 있는 총수도 글로벌 경기침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험난한 경영환경 속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사업장 방문이나 해외 출장 없이 가족들과 명절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은 다음 달 초 '부당합병·회계부정' 항소심 사건 선고를 앞두고 국내에서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14년 삼성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이후부터 설·추석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비즈니스 미팅 등도 소화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까지는 경영 리스크 해소, 기술경쟁력 복원 등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출처=아시아경제 DB
신동빈 회장도 오는 설 명절에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 역시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이는 등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강도 높은 쇄신과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가족과 보낼 예정"이라며 "그룹 상황이 상황인지라 올해는 경영 전략을 세우는 데 좀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그룹 역시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에서 지난해 하반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에 구광모 LG 회장도 설 연휴 기간 국내에서 전략 수립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기간 국내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AI(인공지능)와 바이오, 클린테크 등 소위 'ABC' 분야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고객 가치 확대 방안 등을 모색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설 명절 자택에 머물면서 경영구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현대차그룹의 주력인 자동차 산업이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정 회장은 대응 방안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설 연휴 기간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한국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해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삼각파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대한민국 혼자 국제 질서나 룰을 바꿀만한 힘은 부족하기 때문에 같이 연대할 수 있는 파트너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가 처한 경제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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