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 수놓는 불꽃 축제…주민은 '괴로워'
생활소음 고통 호소하는 주민들
소음·진동관리법 규제 대상 제외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면서 전국 각지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축제 소음 규제를 지방자치단체 자율 규제에만 맡긴 현행법의 한계를 지적하며 관련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징검다리 연휴가 겹친 이번 주말(10월5~6일)엔 국내 최대 규모 축제인 서울불꽃축제를 포함해 350여개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날이 선선해진 지난 주말(9월28~29일)에도 전국에서 140개에 가까운 지역 축제가 열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전국 지역 축제는 이달 첫째 주 정점을 찍었다가 이달 말까지 서서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각종 축제로 붐비면서 인근 주민들은 폭죽, 음악 등 생활 소음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현행 소음·진동관리법이 확성기·공사장·공장 등의 소음원에 대해 규제하는 반면 지역 축제로 인한 소음에 대해선 지자체 측의 자율 규제에 맡기고 있어서다. 생활 소음 규제기준에 따르면 옥외에 확성기가 설치될 경우 주거지역의 소음 수준은 아침, 저녁 시간대 60㏈ 이하로 유지돼야 하며, 같은 시간대 공장 인근 주거지역의 소음 수준은 50㏈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 이를 초과할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반면 지역 축제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지자체장이 축제 시행 이전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등 지자체 차원의 자율적인 노력에 맡겨진다. 지자체는 축제 기간 이동소음 규제지역을 특별 지정하고 소음원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사용 시간 등을 제한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자율 규제인 탓에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5년간 서울시 소음·진동 민원도 2019년 5만2868건에서 지난해 6만3452건까지 늘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자체 측에 공공장소 발생 소음원 관리 가이드라인을 배부하고 축제 소음을 저감할 수 있도록 계획서를 받는 등 미리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가이드라인은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일 뿐 강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서 소음 수준을 모니터링한다든지 실제로 소음 규제를 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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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지역 축제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인근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은 "지역 축제 소음 규제는 자칫 지역 상권을 죽일 수도 있다는 문제 제기로 인해 지자체의 자율 규제에 맡기고 있다. 지역 축제에서 발생하는 폭음이 짧고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항공기 소음과 비슷한 수준의 스트레스와 청력 손실을 줄 수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 소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축제 기간 방음창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숙박권 등을 지원해 짧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대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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