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toilet(화장실)’이라고 낙서를 한 용의자가 이미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요미우리신문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기물손괴 등의 혐의로 일본 경찰의 추적을 받아온 이 남성은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 이름이 새겨진 입구 돌기둥에서 낙서가 발견된 지난 1일 중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케이 신문은 "상하이 거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빨간색 스프레이로 남겨진 낙서는 지난 1일 오전 5시50분께 통행인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신사 내 조각상 인근에서 중국어로 적힌 종이 2장이 발견돼 신고되기도 했다. 해당 쪽지에는 중국어로 "세계 인민은 단결하자", "다만 너희들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적혀있었다.
같은 날 중국의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샤오훙수(小紅書)에는 한 남성이 야스쿠니 신사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낙서하고 소변을 보는 듯한 모습이 찍힌 동영상도 올라왔다.
이에 일본 경찰은 이 남성이 지난달 31일 밤 9시55분~10시 사이에 낙서를 한 것으로 보고 유력 용의자로 추적하는 한편, SNS 동영상을 촬영한 다른 인물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해왔다. 후지TV는 지난달 31일 밤 10시경 인근 폐쇄회로(CC)TV에 용의자와 함께 한 남성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야스쿠니신사에서는 과거에도 낙서나 폭발 등 여러 사건이 발생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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