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ㅇㅇ지검인데..." 보이스피싱 1인당 1700만원 뜯겼다
검찰 사칭 여전…지난해 피해액 1.5배 증가
#피해자 A씨는 어느 날 '카드가 신청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었던 A씨는 문자에 적힌 전화번호로 문의했다. 상담원은 A씨의 명의가 도용돼 수사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이후 검찰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들이 전화로 "A씨 명의의 통장이 불법 돈세탁 대포통장으로 사용됐다"며 수사할 테니 협조하라고 협박했다. 사기범은 "대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대출 승인이 안 나면 국고 계좌로 입금해 조사하겠다"며 A씨가 대출을 받아 사기범이 지시한 계좌로 송금하도록 압박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1억3000만원의 피해를 당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인당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약 1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5배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금감원의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전년(1451억원)보다 514억원(35.4%) 증가했다. 1인당 피해액은 1710만원으로 전년(1130만원) 대비 580만원 늘었다.
피해자 수는 1만1503명으로 전년(1만2816명) 대비 1313명(10.2%)이 감소했지만 1000만원 이상 고액 피해자는 증가했다. 1억원 이상 피해를 본 사람은 231명으로 전년 대비 95명이 늘어났고, 1000만원 이상 피해를 본 피해자도 4650명으로 1053명이 증가했다.
주요 사기 유형별 비중은 대출 빙자형(35.2%), 가족·지인 사칭형 메신저 피싱(33.7%), 정부 기관 사칭형(31.1%) 순이었다. 금감원은 메신저 피싱 피해는 많이 감소했으나, 정부 기관 사칭형과 대출 빙자형 피해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50대(560억원, 29%)와 60대 이상(704억원, 36.4%)이 전체 피해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20대 이하와 30대 피해액이 전년 대비 각각 139억원, 135억원 증가하면서 피해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초년생인 20대 이하 피해자 대부분은 정부·기관 사칭형 사기 수법에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생활자금 수요가 많은 30·40대는 금융회사를 사칭한 '대출 빙자형'에 취약했다. 50·60대 이상의 경우 가족·지인 사칭형 메신저 피싱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 기관 사칭형 사기 피해는 모든 연령대에 걸쳐 증가했다. 과태료·범칙금 납부, 택배·배송 조회, 모바일 경조사 알림 등을 사칭한 스미싱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범행 시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최근에는 URL이 포함된 스미싱 문자를 활용하는 수법으로 진화했다"고 덧붙였다.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된 계좌 중 은행 계좌를 통한 피해금 입금액이 1418억원(72.1%)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2년 급등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비중이 20.9%에서 10%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상호금융조합 등 중소서민금융권을 통한 피해금 입금액이 517억원으로 전년(306억원) 대비 211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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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권의 24시간 대응체계 안착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기관·금융회사를 사칭한 미끼 문자 차단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업해 '안심 마크 표기'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기반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개발·보급 등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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