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차장의 대형로펌행도 뒷말

법원의 허리에 해당하는 경력 15년차 전후의 중량급 판사들이 잇따라 대형로펌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법원 우수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법원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을 대상을 넓혀서라도 ‘10조 판사’와 대법원 총괄연구관 등 엘리트 판사들의 로펌행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법조 전관들과 달리 취업제한 대상이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퇴임 간부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방 근무 앞두고 퇴직 러시

[이미지출처=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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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엑소더스 현상을 이끄는 건 10조 판사들이다. 2011년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의 법관 인사를 분리하는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가 시행된 이후 법관인사규칙 10조에 따라 지방법원 부장판사 급인 15년 이상의 경력자들을 고법판사로 발탁했는데, 이들의 사직률이 이달 기준 27.9%에 달하는 실정이다.


10조 판사들의 퇴직은 매년 한두명에 그쳤으나 2020년(11명) 두자릿수를 넘은 이후 2022년 13명, 2023년 16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도 15명이 사직했으며 절반 이상이 대형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표를 던지는 대표적 이유로는 경향(京鄕) 교류가 꼽힌다. 지방에 내려가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보다는 서울에 함께 남기 위해 로펌행을 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초 법관 인사 이원화 제도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고법판사를 지방으로 보내지 않는 것으로 설계됐지만 지방법원 부장판사와 형평을 맞춘다는 이유로 경향교류 대상이 되면서 한 곳에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사라졌다.


이직 전선은 대법원 최고 브레인으로 꼽히는 대법원 총괄연구관(부장판사) 라인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총괄연구관을 지냈던 부장판사 2명은 올해 정기인사를 앞두고 사직한 뒤 각각 법무법인 세종과 율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2년에도 대법원 총괄연구관이 사직한 지 몇 개월 뒤 대형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의 법관’의 경우 대형로펌으로의 3년간 취업을 제한 받도록 하고 있어 고법판사와 총괄연구관(부장판사)은 대상이 아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고등부장의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퇴직 전 처리하는 사건이 로펌 업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 출발하는 것인데, 고등부장 제도가 사라지고 그러한 사건을 맡는 사람이 바로 고법판사”라고 꼬집었다.


특히 대법원 총괄연구관은 대법원 사건을 꿰뚫고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로펌이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제한을 받지 않고 영입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로 꼽히는 실정이다.


고법판사는 “과거에는 당연히 총괄연구관을 지내고 몇 년간 개업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상황이 달라진 만큼 취업 제한에 대해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수처 간부 대형로펌행도 도마에


최근 여운국 전 공수처 차장이 임기를 마치고 대형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공직자윤리법상 3년간 취업심사대상기관에 취업할 수 없는 대검 검사급 이상의 검사와 비교하면 형평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공수처 차장은 공수처법에 따라 퇴직 후 수사처 사건을 변호사로서 수임할 순 없지만, 취업심사대상기관 취업 금지에는 걸리지 않는다.


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변호사는 “공수처 차장의 경우에도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고법 부장판사급 이상이나 검사장처럼 고위공직자에 해당하는 것 같다”며 “공수처가 신생 기관이어서 이전에는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기회가 없었던 만큼,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게 관련 조항의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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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한수현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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