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행사 열어 1000만원 전달
아파트 주민들이 암에 걸린 경비원을 돕기 위해 거금을 마련한 감동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안내문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공고문은 이 아파트로 배달을 갔던 배달원이 찍은 것으로, 그는 "입주민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공고문을 마련해 올린다"고 했다.
안내문은 '2016년부터 오랜 시간 우리 아파트를 위해 애써주신 보안대원 A씨가 최근 혈액암 진단을 받아 2월까지만 근무하게 됐다며 "A씨의 쾌유를 기원하며 힘든 시기에 도움의 손길로 마음을 모으고자 한다"고 적혔다. 뒤이어 모금 진행일과 장소 관련 정보가 쓰였다.
모금 행사는 지난달 진행됐으며, 4일 게시된 새 공고문에는 A씨에게 성금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갱신됐다고 한다. 아파트 주민들이 모은 금액은 총 1000만원으로, 전액 A씨에 전달됐다. 아파트 운영위원회는 "많은 분이 생활문화지원실을 통해서, 혹은 휴일이나 야간에는 A씨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마음을 모아주셨다"며 "다시 한번 아파트 입주민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성원에 깊은 감사드린다"고 했다.
A씨도 아파트 주민들의 성원에 화답하고자 자필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A씨는 "8년 동안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은 제가 뜻하지 않게 퇴직하게 된 현실이 믿기지 않을 뿐"이라며 "치료 잘 받고 완쾌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안부 인사를 드리겠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입주민이 경비원을 막 대하는 뉴스만 보다가 이런 소식을 접하니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A씨가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이런 아파트야말로 집값이 올라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일명 '입주민 갑질' 논란이 터지곤 하지만, 입주민들이 힘을 합쳐 관리인, 경비원 등을 돕는 일화도 있다. 2년 전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선 경비원을 절반으로 줄일지 여부를 묻는 입주민 찬반투표가 벌어졌는데, 반대표가 더 많이 나오면서 경비원들은 무사히 일자리를 지키게 됐다.
당시 반대를 촉구하는 호소문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누리꾼의 이목이 쏠렸다. 호소문을 쓴 입주민은 "경비 아저씨를 줄이면 월 1만5000원의 관리비가 줄어든다고 한다. 저 역시 생활이 넉넉하지 않지만, 관리비 만원 아끼자고 일자리를 빼앗고 싶지 않다"며 "아이에게 우리 아파트가 더불어 사는 것을 택하는 따뜻한 이웃들임을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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