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노쇼' 권경애 "패소는 내 잘못 아냐"…유족 분통
권 변호사, 세 차례 변론 불출석해 원고 패소
"재판 망가졌는데도 사과 없어" 유족 분노
'재판 노쇼'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권경애 변호사가 법원에 "내가 잘못해서 패소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권 변호사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 심리로 진행하는 고(故) 박주원 양 유족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이 같은 내용의 답변서와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2심 재판받을 권리 침해 인정, 1심은 최선 다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권 변호사가 재판부에 제출한 답변서에는 "항소 취하 간주로 인한 원고(유족)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과 2심 패소 판결을 고지하지 않아 상고할 권리를 침해한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1심에서 최선을 다해 증인을 신청하는 등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에 위배됨이 없이 수임 업무에 임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권 변호사는 해당 답변서에 지난해 5월 대한변호사협회 조사위원회에 제출한 경위서도 첨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심 진행 과정에서 세 차례의 변론에 불출석한 이유에 대해 "의뢰인(유족)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시교육청 민원 처리 담당자 등 50명을 피고로 세워달라고 한 당시 내 상태는 다른 변호사에게 출석을 부탁하는 간단한 업무도 처리가 어려운 비정상 상태"였다며 "의뢰인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고 감당할 수 있는 건강 상태가 되길 기다리며 애썼지만 헛된 시간만 흘려보냈다"고 주장했다.
"세상이 박 양 죽음 잊지 못하게 하려고…" 해명
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 씨가 19일 오후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징계위원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그는 "마치 남의 일 보듯 '세상이 박 양의 죽음과 의뢰인의 억울함을 잊지 못하도록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고들과 이해할 수 없는 실수들이 내게 연이어 겹쳐 일어난 것일까' 생각마저 하기도 했다"며 황당한 해명도 내놓았다.
또, 이달 재판부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는 "변론 진행을 소홀히 해 패소했다고 유가족은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권 변호사)가 항소심 취하 간주에 이르는 잘못이 있지만, 재판 패소가 피고의 잘못으로 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학교 폭력 피해자 박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 씨는 30일 권 변호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을 마친 후 "(권 변호사가) 잘못을 인정하거나 정중하게 사과하지 않고 있다"며 "(학폭 소송) 재판에 불출석한 데 대해서만 잘못을 시인했는데, 그간 재판 기록을 보니 합의한 증인 신청을 하지 않는 등 7년간의 재판이 망가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변호인이 '재판 노쇼'…결국 원고 패소
'조국 흑서' 공동 저자로 알려진 권 변호사는 지난 2016년부터 박 양의 학폭 소송에서 어머니 이 씨가 서울시교육감과 가해 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변호인을 맡았다. 그는 1심에서 일부 승소했으나, 2심 변론기일에 세 차례 모두 나타나지 않았다. 그 결과 1심의 원고 일부 승소가 패소로 변경되고,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선 항소가 취하됐다. 심지어 원고 패소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5개월간 유족에게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권 변호사는 이 사건으로 지난해 6월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정직 1년 징계를 받았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이 씨는 지난해 4월 권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패소한 사실이 알려진 후 권 변호사와 소속 법인들을 상대로 위자료 1억원 등 총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재판부는 오는 3월 26일 다음 변론기일을 열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