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증권사 CEO에 "리스크관리, 직접 챙겨달라"
24일 금융위-금감원-증권사 간담회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4일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 관리 문제를 직접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이복현 원장이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4일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 관리 문제를 직접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반복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엄중히 경고했다.
"12월 결산 때 부동산 PF 충당금 충분히 쌓아야"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이 같은 주문을 내놨다. 간담회는 올해 금융당국과 증권업계 CEO 간 첫 공식 간담회 자리다. 금융투자업계가 무너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 원장은 "보유 PF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시기 바란다"며 "12월 결산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이익 목표에 연연해 PF 예상손실을 느슨하게 인식하는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경고도 내놨다.
시장에선 우발채무 규모가 큰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사업구조나 위험에 비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다올투자증권과 SK증권,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해당한다. 특히 3대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다올투자증권을 신용등급 모니터링 대상에 올렸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작년 말 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이밖에도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많은 대형 증권사들 역시 부동산 PF 사업에 따른 충당금을 적립 중이다. 작년 6월 말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의 국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47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리스크관리보다 단기적인 이익 창출을 우선시하는 금투업계의 성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체질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금감원은 작년 7월 증권사 부동산 PF 성과보수체계가 장기성과와 연동돼 설계·운영되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성과보수 체계를 금융회사의 장기성과와 연동할 수 있도록 정비해달라"면서 "부동산 PF 쏠림, 과도한 단기자금 의존 등과 같이 리스크관리의 기본이 망각되는 일이 없도록 CEO가 직접 챙겨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몇 사례와 같이 일부 회사의 리스크관리 실패로 인해 금융시장에 충격요인으로 작용할 경우에는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위기 때마다 반복됐던 유동성 부족 상황이 또다시 발생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유념해주시기 바란다"는 엄중 경고도 내놨다.
내부통제 최종 책임자는 CEO…조직 확충 당부
이복현 원장은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경영진 책임도 강조했다. 최근 금감원 검사에서는 다수의 금융투자 회사에서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적발됐다. 부동산 PF 사업장의 비공개 개발 진행 정보를 이용해 본인 관계 법인에서 시행사 관련 전환사채(CB)에 투자해 500억원가량의 사익을 부당 수취한 사례다. PF 주선과정에서 얻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지인들과 투자조합을 설립, 2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사례도 있다.
이 원장은 "이런 상황을 업계 관행이라거나 일부 임직원의 일탈행위 정도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성과 만능주의'가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만연함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CEO께서는 이런 인식을 공유해 준법·리스크·감사 등 내부통제 조직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확충해달라"며 "위법행위 임직원에 대해선 온정주의를 타파하고 징계, 구상권 행사 등 단호하게 대응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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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금감원은 이런 불법행위에 대해 신분상 불이익은 물론 획득한 수익 이상의 금전 제재가 부과되고, 사업상 제약이 가해지도록 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예정"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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