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판검 지렛대" vs "피선거권 제한 안돼"
현직 검사들의 잇단 출사표로 '검사 출마 제한법'(검찰청법 개정안)이 재조명되고 있다. 2020년 12월 최강욱 전 국회의원 등 13명이 발의한 검사 출마 제한법은 검사가 퇴직한 후 1년 동안 공직후보자에 출마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는 사법부나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위헌 여지가 있어 논쟁이 뜨겁다.
김상민(46·35기)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이원석 검찰총장의 경고와 좌천성 인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입당과 함께 총선 예비후보자에 등록했다. 지난해 추석 당시 출마를 시사하는 문자를 보내 감찰을 받은 김 부장검사는 대검 감찰위가 검사장 경고 처분을 권고하자 사표를 내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 이성윤(62·23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8일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재차 사직서를 냈다. 지난해 4월 제출된 이 검사장의 첫 번째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출국금지 의혹에 대한 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재판 중이기 때문이다. 신성식(59·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사표 수리가 되지 않은 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검사들의 출마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경찰직을 유지한 채 출마해 당선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 여부를 두고 대법원이 황 의원의 손을 들어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상 기한 내에 사직원을 제출했다면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후보자 등록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감찰 중이라고 해도 출마를 막을 수는 없다. 감찰과 징계 절차가 끝나면 사표 수리가 가능하고 경징계가 청구돼도 사표는 수리된다. 그렇다 해도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공직에 있는 동안 출마 준비를 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고, 검사로서 내린 판단에 정치적 편향이 포함됐다는 비판에 직면할 위험도 높다.
대검 관계자도 "정치적 중립 훼손이라는 비판이 많아 검찰에서도 부담이 크다. 백 번의 노력으로 검찰의 신뢰를 회복해도, 한 번의 출마로 '정치 검찰'이 되어버린다"며 "국민들은 검사의 자리를 정치참여의 지렛대로 사용하는 것처럼 보게 될 것이다. 요직에 배치된 뒤 정치 참여를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공직자는 정치적 중립이 의무다. 공무원이 현직에 있다가 출마를 하면 이전 업무에 대한 오해를 받기 마련이다. 출마 자격에 제한이 없더라도 휴지기가 필요하다. 정치인으로 가는 건 본인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이 본인이 몸담았던 조직에 누가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법원도 최소 1명 이상의 판사가 정치권으로 간다는 소식에 어수선하다. 최근 전상범(45·34기) 의정부지법 부장판사가 사표를 제출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4년 전에도 판사들이 총선을 위해 사표를 낸 전례가 있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2020년 이수진(55·31기)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와 최기상(55·25기) 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총선을 위해 사직한 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 장동혁(55·33기)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도 사표를 내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바 있다.
당시에도 법원 퇴직 뒤 정치권으로 직행하는 것을 두고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2020년 1월 31일 김진태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직 법관의 선거 출마를 제한하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법관으로서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정당의 추천으로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하지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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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박수연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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