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다음엔?… 한은 "상업용 부동산 부실화 감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을 흔드는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실 우려를 경고했다.
3일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에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은행들이 평균적으로 자산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문에서 약 1600억달러(약 209조원)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의 부실이 금융기관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것이다. 연구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증가로 인해 사무실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뉴욕 사무실 가격이 2029년까지 약 4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가 지속된 것도 상업용 부동산 침체의 다른 원인이다. 이에 미국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손실 우려도 커졌다.
유럽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업계의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오스트리아의 거대 부동산 기업 시그나그룹의 지주사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기도 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따른 피해는 국내로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총 9786억원을 들여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지역 오피스 빌딩에 투자했다가 펀드 만기를 앞둔 지난해 10월 이 빌딩을 매입가보다 20%쯤 낮은 7879억원에 매각해 큰 손해를 봤다. 해당 펀드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이 펀드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 투자신탁229호'의 경우에도 펀드 설정 이후 누적 손실률이 8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5대 은행의 해외 부동산 펀드 판매 잔액도 총 7531억원에 달하는데 손실 우려가 커진다.
한국은행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실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주요 선진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서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해외 중앙은행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실화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은이 지난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단위면적(㎡)당 평균 매매가격은 586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고점(621만원) 대비 5.6% 하락했다. 거래량도 5만8000건으로 전년대비 26.7% 줄며 부진한 모습이다. 물류센터와 중대형상가를 중심으로 매매가격과 거래량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도 증가세다. 비은행 금융기관(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은 2021년 1.6%에서 2023년 9월 말 4.4%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이 단기간에 대규모 부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잠재적인 위험 수준은 과거보다 높아졌다"며 "향후 상업용 부동산 초과 공급상태 지속, 경기회복 지연, 금리부담 등으로 관련 대출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해 금융기관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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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과 유럽은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해 오피스 시장이 악화한 반면 한국은 코로나 종료 이후 재택근무가 축소된 상황이어서 오피스 시장은 견조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 오피스 시장보다는 물류센터와 상가 시장이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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