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고로(용광로)가 1년 3개월만에 또 멈췄다. 창사 이래 54년 동안 없던 사건이 최근 2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두차례나 발생한 것이다. 원인은 크리스마스 연휴 첫날인 지난 23일 포항제철소 선강지역(철광석 등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공정 지역) 2고로 주변 케이블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이 불로 인해 정전이 발생하면서 2∼4고로를 포함해 파이넥스(가루 형태 철광석 기반 쇳물 생산) 2·3 공장과 제1열연 공장이 멈춰섰다. 멈췄던 고로와 주요설비들은 이틀이 지난 25일 오후 다시 가동됐다.
고로 가동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정상화되면서 다행히 철강 제품 생산·수급에 큰 차질은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런 결과와 별개로 포스코의 안전 대응은 보다 냉철히 짚을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당시 포항제철소는 엄청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당시 태풍이 몰고 온 집중 호우로 인해 포항제철소 인근 하천이 범람했고 지하 수십m 깊이 까지 물과 토사가 차는 등 침수 피해를 입었다. 지하에 있던 전기 설비가 망가지면서 고로와 주요 공장들이 길게는 5~6개월 가동을 멈췄다. 피해 추산액은 2조원에 달했다. 이번엔 화재로 공장 가동이 멈췄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제철소의 핵심설비인 고로 가동이 또 다시 중단됐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지난해 ‘힌남노’ 사태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셈이 됐다. 화재 발생 원인 발표도 혼선이 있었다. 초기엔 산소배관 파손이 화재 원인으로 봤는데, 소방당국과 포스코는 뒤늦게 전선에서 불이 난 것으로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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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재는 공교롭게도 리더십 교체 시기에 발생했다. 포스코그룹은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돌입했다. 리더십 변화에 안전까지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생각해야 한다. 철강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다. 자동차·조선·가전 등 전방 산업은 후방 산업인 철강 기업들과 연계돼 경쟁력을 갖춘다. 국내 1위 포스코의 잦은 위기가 더욱 걱정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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