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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인물]혈액주머니 개발한 6.25 참전 美 의사, 윌리엄 머피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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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100세 나이로 자택서 사망
유리병 대신 봉지 형태 혈액 주머니 개발
심박조율기·트레이 등 각종 의료 도구 개발

지금은 전 세계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봉지 형태의 혈액주머니를 처음 발명한 미국 의사인 윌리엄 머피 2세(William P. Murphy Jr.) 박사가 10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피 2세 박사가 명예회장으로 있던 미국 바이오 업체 US 스템셀의 마이크 토마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그가 플로리다주 코랄 가블스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 의사 윌리엄 머피 2세

미국 의사 윌리엄 머피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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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 2세 박사는 의료 장비와 도구 개발에 공을 세운 인물이다.

특히 1949~1950년 동료인 칼 월터 박사와 함께 봉지 형태의 혈액 주머니를 처음 개발한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에만 해도 혈액은 유리로 된 병에 보관했는데 폴리염화비닐로 혈액 주머니를 개발하면서 밀봉은 가능하고 값은 저렴하며 내구성과 휴대성, 용이성, 유연성을 갖춘 혈액 보관 방법을 마련하게 했다.


혈액 주머니는 6·25 전쟁 당시 시범 도입됐다고 한다. 머피 2세 박사는 처음 이를 발명한 뒤 1952년 미국 공중보건국(USPHS) 컨설턴트로 합류했다. 곧바로 그는 미군의 요청에 따라 당시 6·25 전쟁 중이던 한반도의 전방 응급치료소에서 직접 다친 병사들에 수혈할 혈액 주머니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가르쳤다.


머피 2세 박사는 2019년 NYT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전시 상황에서 혈액 주머니를 대대적으로 실험하게 된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면서 "완전한 성공을 거둔 실험이었다"고 자평했다. 그 이후 혈액 주머니는 미 적십자와 다른 해외 단체에서 사용하는 혈액 채취와 보관 네트워크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머피 2세 박사는 또 6·25 전재 당시 군 의료진이 환자에 수혈할 때 한차례 사용했던 바늘을 재사용하고 의료 도구가 제대로 소독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감염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대응책으로 한번 사용하면 버릴 수 있게끔 약물과 소독한 외과 도구를 담는 의료용 트레이(쟁반)를 저렴하게 만들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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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귀국한 그는 1957년 마이애미에 의료 법인을 세웠는데 이 회사가 현재 관상동맥 및 말초혈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진단 및 중재 시술용 의료 기기를 제조하는 미 의료 기기 회사 코디스가 된다. 이 회사는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안정화하기 위한 심박 조율기 등을 개발, 제조해왔다.


이 외에도 머피 2세 박사는 특정 물질로 만든 혈액에서 노폐물을 정화하는 인공신장과 카테터, 주사기 등 각종 의료 기기와 도구를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17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전문 저널에 30개의 논문을 제출했다. 그는 1985년 코디스에서 은퇴했다.


은퇴 이후에도 1986년 의료 장비를 설계, 제조, 판매하는 하이버리온을 인수하고 2003년 줄기세포 치료법을 개발하는 바이오하트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최근까지는 미국 스템셀의 명예회장으로 있었다.


평생 의료 기기에 삶을 바쳐온 머피 2세 박사는 의료인이었던 부모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1923년생인 그는 혈액학자인 아버지 윌리엄 패리 머피와 매사추세츠주에서 여성 최초로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한 해리엇 애덤스 머피의 아들이었다. 머피 2세 박사의 아버지인 윌리엄 패리 머피는 악성빈혈 치료용으로 소의 간을 이용한 빈혈 치료법을 개발해 1934년 공동으로 노벨 생리학상을 받은 인물이었다.


유족으로는 아내 비벌리 패터슨과 자녀 3명이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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