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의 오랜 숙원사업인'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법안이 21대 국회에서도 문턱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의 정기국회 일정이 다음 달 초로 끝나고, 곧바로 총선 정국으로 이어질 상황이다. 특사경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일반 공무원 등이 검사 지휘를 받고 특정 직무 범위 내에서 수사를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이다.



건보공단 숙원 '특사경' 도입, 올해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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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사무장병원·약사면허대여 약국(면대 약국)을 적발하기 위해 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조만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위 통과가 불발될 경우 현실적으로 21대 국회에선 처리하기 어렵다. 입법이 현실화하려면 소위 통과 후 법사위 전체 회의와 본회의를 차례로 통과해야 한다. 21대 국회가 끝나면 법안도 자동 폐기된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법사위에서 처리할 법안이 산적해있는데다 경찰청과 의사협회 등 이해 당사자 간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부당청구 수사 확대 등 수사권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반대 입장이다. 건보공단 내부도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앞서 법사위는 지난 9월 12일 1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 4건을 심사하려 했지만, 순번에 밀려 진행조차 하지 못했다.


특사경 법안은 건보공단이 20대 국회에서부터 강하게 추진했던 사안이다. 역대 이사장들은 특사경 도입을 기관 최대 숙원사업으로 꼽고 국회 통과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노력해왔다. 비의료인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환자의 건강이나 진료보다 수익이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질 낮은 의료 서비스 제공이나 과잉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개설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건강보험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는데도 부당 청구해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2009년부터 2021년 12월까지 13년 동안 적발돼 환수가 결정된 불법 개설기관 1698곳에 대한 환수 금액은 총 3조3764억원에 달한다. 환수율은 6.02%(2026억원)에 불과하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폐업을 해버리는 병원이 많아서다. 불법 개설기관 1698곳 가운데 현재까지 1635곳(96.3%)이 폐업했다. 이 중 80% 이상 기관이 수사 중 문을 닫았다. 현재 수사기관이 사무장 병원을 수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1.8개월(최장 4년 5개월)이다. 특사경이 도입될 경우 수사 시간은 약 3개월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은 특사경 제도가 도입되면 2000억원에 이르는 재정 절감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건보공단은 현재 병원급 개설 허가 심사에 참여해 감시하고 있다. 불법 개설이 의심되는 기관을 설립 단계부터 차단하기 위해서다. 2020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불법 개설 의심으로 불허 결정을 낸 사례는 13건이다. 적발 후에는 재산압류에 대한 사전절차를 간소화해 부당하게 타낸 건보재정을 환수하고, 고액 체납자에 대해 추적조사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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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은 이번 회기에 법안 처리가 불발되면 22대 국회에서 재도전해야 한다. 국회 관계자는 "특사경 도입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을 얻었지만, 양당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어 이번 회기에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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